이 기사는 2011년 08월 17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3개월간 한시적으로 주식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전환사채(CB) 차익거래로 절대 수익을 추구하던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생겼다.
CB 차익거래는 공매도가 필수적이다. CB를 인수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전에 공매도, 즉 주식을 미리 파는 방법으로 무위험 이익을 노린다. 예컨대 전환가격이 1원인데 현재 주가가 5원을 웃돌고 있을 경우 주식을 빌려와 미리 팔아(공매도) 시세차익을 챙기는 식이다.
A 증권사 프롭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 데스크는 CB 차익거래로 절대 수익을 내기 위해 1000억원 가량의 CB를 보유하고 있지만 리스크에 완전히 노출된 상황이다. 모두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에 매입한 물량이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로 델타헤지(delta hedge)가 원활하지 못해 공매도 이전에 취했던 포지션으로 시장에 노출된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B는 유통시장에서도 거래가 거의 없어 청산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절대 수익을 내는 전략들은 당분간 손놓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CB 차익거래는 무위험 이익을 노리기 때문에 CB 가격의 변화에 노출되지 않기 위헤 델타헤지를 한다. 델타는 기초자산(현물)의 가격 변화에 대한 워런트(선물)가격의 변화율을 말하는 것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델타값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손실을 줄이려면 CB 매수율과 주식 공매도 비율을 달리하는 '리밸런싱'을 수시로 해야한다.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CB 투자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통상 CB는 유상증자가 어려운 한계기업이 발행하기 때문에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된다. 때문에 CB 차익거래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차익거래의 대명사로 꼽힌다. 실제 CB 차익거래는 헤지펀드의 3대 전략 중 하나이고 CB 물량 대부분이 헤지펀드에 의해 소화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해에 CB를 발행하는 건수가 몇 건 없긴 하지만 정상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운 몇몇 한계기업들은 당분간 발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CB 차익거래 뿐 아니라 주식 롱-숏전략 등을 주로 활용하는 운용사 AI(대안투자) 부서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9일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운용사로부터 투자전략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 문의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개별 주식 선물이나 ELW(주식워런트증권)을 통해 숏 전략을 구사하면 된다"면서도 "선물은 현물가격과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공매도보다 효과가 반감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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