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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스핀오프 봇물…"파이프라인별 신규 펀딩" 헬릭스미스·SCM생명과학 등 잇따라 분할 추진…무리한 확장 경계론도

민경문 기자공개 2020-08-13 08:11:0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2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들의 자회사 설립이 늘고 있다. 파이프라인 일부를 이전해 물적 분할하는 구조다. 이는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있다. 자회사를 통한 신규 펀딩으로 모회사의 밸류에이션 제고를 도모하는 전략이다. 바이오업계로 자금이 쏠리면서 이 같은 의사결정이 하나의 조달 트렌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이들 회사들은 투자자들에 사업 효율성 제고라는 긍정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문어발식 확장 또는 R&D 이해상충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티움바이오는 항체 기반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미국 보스턴에 현지법인 이니티움 테라퓨틱스(Initium Therapeutics)를 설립했다. 티움바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섬유증, 면역항암제 등 치료제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회사 측은 티움바이오의 합성신약 및 유전자재조합단백질 창출 시스템과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티움바이오 또한 SK케미칼의 신약 개발부서에서 독립한 회사다.

헬릭스미스는 신규 파이프라인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치료제와 CAR-T 치료제 과제를 별도회사로 분리 독립시킬 계획이다. 독립경영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뉴로마이언)의 경우 헬릭스미스의 나한익 전 CFO가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회사 측은 신설회사가 펀딩을 통해 재무적으로 독립할 경우 헬릭스미스의 밸류에이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상장한 SCM생명과학의 경우 향후 셀(cell) 시트 파이프라인에 대한 회사 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의 주사형 제형과 달리 목표 부위에 직접 부착하기 때문에 줄기세포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되는 기술이다. 이미 2018년부터 유타대학교와 손상된 조직에 셀시트를 이식 후 효능평가를 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자궁벽 및 신장 섬유화증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목표다.

앞서 파멥신이 미국에 '윈칼 바이오팜'을, 큐리언트가 독일에 '큐리파이브'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인체조직 이식재 기업 엘앤씨바이오의 경우 중국에 '엘앤씨바이오사이언스테크놀러지'를 설립했으며 진단업체 지노믹트리는 지난해 미국 '프로미스 다이애그노스틱스'를 만들었다. 유한양행을 비롯해 명문제약, 일동제약, 유영제약, 동아에스티 등 제약사들도 별도의 바이오텍을 만들어 신규 펀딩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앞선 스핀오프 기업들의 IPO 사례가 본보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마크로젠에서 파생된 소마젠은 국내 바이오 1세대 기업의 성공적인 스핀오프 모델로 꼽힌다. 해외기업으로 분류되며 지난달 코스닥에 입성한 소마젠의 주가는 공모가를 웃돈다. 테라젠이텍스에서 분할된 메드팩토는 작년 말 상장했는데 시가총액이 1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올해 초 테라젠바이오 설립 역시 '제2의 메드팩토 만들기'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넥신 역시 미국 자회사인 네오이뮨텍의 국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R&D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주력 사업 방향과 맞지 않는 파이프라인을 별도 회사를 통해 키운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이라며 "여기에 신설 회사가 가지는 참신함을 무기로 펀딩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스핀오프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적지 않다. 국내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무리하게 회사 분할이 이뤄질 경우 개별 파이프라인에 대한 경쟁력 강화가 아닌 펀딩 목적으로만 남용될 위험이 있다"며 "R&D를 둘러싼 이해상충 우려와 함께 일부 창업자들의 자산 증식 수단으로 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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