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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신사업 지도]곳간 쌓이는 건설사, 본업 주춤 '성장동력 찾아라'조직 신설 이어 사업별 매출항목 명시까지…인수합병 제안 문의 빗발

신민규 기자공개 2021-01-15 10:22:10

[편집자주]

수년전만 해도 건설사의 신사업 찾기 노력은 '빈말'에 그쳤다. 업황 침체기에만 반짝 등장했다가 본업이 회복되면 수그러들기 일쑤였다. 본업에서 영광이 재현되길 어렵다는 것을 느낀 걸까. 최근 건설사의 움직임은 확실히 달라졌다. 신설 조직을 세우고 신사업 매출을 따로 명시하는 곳까지 생겼다. 현금 보유고가 최대로 늘어난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한 건설사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3일 14: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건설업계 화두에는 신사업이 빠지지 않는다. 과거 건설사 CFO의 능력이 자금조달 측면에서 좌우됐다면 이제는 본업 외 신사업 확대 여부에서 결정될 정도로 중요도가 높아졌다. 현금 곳간이 쌓여있고 수익도 선방했지만 안심하지 못하는 것은 수주산업에 본질적인 한계를 직감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신사업 조직을 공식적으로 갖추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골몰하고 있다. 금융 자문사들도 인수합병(M&A) 건을 들고 줄기차게 건설사를 방문하고 있다. 조단위 신사업을 장착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곳이나 지난해 M&A에 실패한 곳들은 훨씬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현금보유고 최대, 수익지표 편차…신규수주 주춤 '근심'

지난해 대형 건설사의 현금 보유고는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본업에서 선방한 실적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였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6개사의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모두 1조원을 넘겼다.

현금 곳간이 가장 두둑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지난해 3분기말 3조원으로 전년대비 63% 이상 늘었다. 뒤를 이은 곳은 HDC현대산업개발로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86% 늘어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에 더해 공사대금이 유입되면서 현금이 크게 불어났다.

GS건설은 1조8000억원대로 대형사 중 세번째로 현금이 많았다. 전년대비 29%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건설(1조원)과 대우건설(1조5000억원)은 가장 드라마틱한 증가세를 보인 곳으로 205%, 100%씩 성장했다.



수익성 지표는 다소 편차가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출액 대비 세전이익(EBIT) 기준 15%로 대형사 중에 가장 높았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역시 10%를 상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인적분할 전까지 석유화학 부문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비롯해 에너지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사업을 확장한 영향이 컸다.

이밖에 GS건설도 7.8%대로 뒤를 이었다. GS건설은 2017년까지 지표가 고전했지만 2018년부터 성장세를 이어갔다.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6.2%, 5.2%를 나타냈다.

시공능력평가 선두권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1.4%, 3.1%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표가 5%를 넘지 못하는 해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신규수주 측면에선 전반적으로 주춤한 성적을 보였다. 건설사는 기확보물량을 통해 확정매출을 예상할 수 있다. 당장 수익이 좋다고 하더라도 신규수주가 줄어들수록 중장기 매출은 안심할 수 없는 셈이다.

대형 5개사 신규수주는 2018년부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편이다. 지난해에는 보수적인 목표치 설정에도 실적 달성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낀 게 사실이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해외에서 마진이 높은 수주를 따내기 힘들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주잔고가 뒷받침되어 있긴 하지만 안심하기 힘든 편이다.

본업 성장이 저하되면서 다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선 수주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본업 투자비용 외에 신규 사업지 중심으로 실탄이 흘러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건설·대우건설 이어 삼성물산, 조직 신설…사업매출 공개 '눈길'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발굴 노력은 상당히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GS건설과 대우건설에 이어 삼성물산이 조직을 새로 편성했다. 일부는 신사업 매출을 따로 명시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GS건설이다. GS건설은 신사업추진실을 대표 직속 신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한 뒤 그룹 오너일가 4세인 허윤홍 사장을 수장으로 앉혔다.

GS건설은 지난해 동종업계 처음으로 사업부문별 매출에 '신사업'이라는 항목을 넣었다. 매출 항목을 공개적으로 세분화한 것은 조직개편 영향도 있지만 신사업 영역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재무라인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은 수년간 신사업을 강조해왔음에도 실제 재무자료에 반영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었다.

지난해 EMC홀딩스 인수에 성공한 SK건설은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사업을 담당할 부서로 에코비즈니스부문을 만들었다. EMC홀딩스의 경우 주식 매매금액이 6804억원, 인수총액이 9165억원에 달한 대형 거래였다. 고체산화물(SOFC) 연료전지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신에너지솔루션부문은 에코에너지부문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삼성물산은 올해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해 경영변화에 대비할 전망이다. 김완수 부사장이 플랜트사업부와 겸해서 사업을 이끌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9년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서 신사업추진본부를 신설했다.

◇IPO 전략 수립에 긍정적 역할…대규모 인수합병 문의 줄줄이

건설 신사업은 비상장사 입장에선 기업공개(IPO)에 좋은 소재 역할을 할 전망이다. 건설 본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신사업이 기대했던 밸류에이션을 보완해줄지 주목된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상장이 기대되는 곳은 한양과 호반, SK건설 정도로 압축된다. 상장 추진시점에 발맞춰 한양은 신사업으로 수년간 투자해온 스마트시티와 에너지 분야에서 속속 결실을 맺고 있다. '솔라시도' 프로젝트의 경우 스마트시티 개발의 일환으로 국내 최대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하고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개장 예정인 18홀 골프장과 연계해 친환경 명품 주거단지로 50만평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SK건설도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IPO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폐기물과 연료전지 사업을 양대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EMC홀딩스를 인수했고 연료전지의 경우 2018년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와 독점 공급권을 체결했다.

호반건설은 중장기적으로 신사업 M&A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상장 주관사 선정 이후 본격적인 IPO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본업 외 먹거리 확보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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