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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이뮨메드, 긴급 자금조달…춘천공장 손절진단키트 사업 실패 여파…UTC인베가 13억 지원

오찬미 기자공개 2023-03-21 07:55:1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포기한 이뮨메드가 최근 유동성 위기로 휘청이고 있다. 진단키트 사업 실패로 인한 현금흐름 경색을 만회하기 위해 남춘천산업단지의 공장을 헐값에 내놓았다. 기존 투자자로부터 추가 운영자금도 긴급 조달했다.

◇운영자금 빠르게 고갈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뮨메드는 전날 UTC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13억3930만원을 조달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2만5000원이다.

CPS 발행의 표면적인 이유는 운영자금 확보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다. 다만 실질적인 목적은 경색된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한 긴급 조달의 성격으로 파악된다.

이번 전환우선주는 이전 투자와 동일하게 주당 2만5000원에 발행됐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시리즈B 단계 이후 이뮨메드에 지속적인 후속 투자를 이어온 파트너다. 2017년 30억원, 2019년 100억원, 2021년 3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총 173억원 가량을 이뮨메드에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이뮨메드가 우호적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했지만 회사 내부를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전망과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진단키트 사업 확장을 위해 준공한 남춘천산업단지의 신공장이 입주도 전에 매각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이뮨메드는 코로나19 엔데믹 본격화에 맞춰 진단키트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IPO에도 실패했다. 이에 R&D에 필요한 운영자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남춘천산업단지에 위치한 이뮨메드 신공장

2000년 설립된 이뮨메드는 항체의 일종인 'hzVSF'를 신약후보물질로 활용해 바이러스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hzVSF는 감염된 숙주 세포를 타깃해 바이러스 증식과 염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항바이러스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 B형 간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성 피부염 등 다양한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뮨메드는 항바이러스 단백질 'hzVSF'를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진단키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증설로 자금 부담이 커졌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

진단키트는 총 4종류를 개발했다. 전략적 투자자(SI)인 마크로젠은 2021년 이뮨메드가 제조·생산하는 항체·항원 신속 진단키트 사업권을 확보하고 해외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제는 국내 임상 3상 승인이 계속 지연됐다. 진단키트 사업은 공급 과잉과 감염 종식으로 수요가 크게 줄면서 사업성이 급격히 저하됐다. 급기야 지난해 말 진단키트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관련 직원들은 권고사직 형태로 퇴직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별다른 실익을 얻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뮨메드는 진단키트 사업을 위해 남춘천산업단지 1만평 부지에 신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지난해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를 위해 2021년 기업은행으로부터 46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진단키트 사업 철수와 자금난으로 입주도 하기전에 채권자의 담보권 행사가 이뤄지면서 결국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단 내 가장 큰 규모로 공장을 증설했는데 입주 전 유치권 행사로 매물이 나왔다”며 “16일에만 3~4팀이 공장을 보기 위해 다녀갔는데 급매 성격인 만큼 건물 가격은 그대로 손실처리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뮨메드는 진단키드 사업 철수 차원에서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뮨메드 관계자는 "진단키트 생산시설로 증설되었는데 향후 진단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려 한다"며 "남춘천 신공장은 더 이상 필요없어 지난해 말부터 매각을 알아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상장 재개 차질…돌파구 필요

신규사업 실패로 이뮨메드의 IPO 재개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뮨메드는 2021년 프리IPO에서 확보한 120억원을 포함해 벤처캐피탈로부터 총 410억원을 조달했다. 투자자는 마크로젠을 비롯해 UTC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메가인베스트먼트, 산은캐피탈,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이뮨메드는 2021년 8월 복수의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 평가 등급을 각각 A와 BBB를 받으며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2020년 한 차례 IPO가 무산된 점을 고려해 주관사단도 보강했다.

2018년부터 대표주관 업무를 맡아온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더해 KB증권이 공동주관사에 새롭게 참여했다. 프리IPO 단계에서는 기업가치가 3627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해 투자심리 악화와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 3상 지연 등의 여파로 코스닥 예비심사를 8개월 만에 자진 철회했다.

향후 IPO 행보에도 먹구름이 끼였다. 이뮨메드는 연구개발로 2020년 172억원, 2021년 2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속된 적자로 2021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UTC인베스트먼트가 13억원을 긴급 조달해줬지만 신규 공장 매각으로 손실이 불가피한만큼 자금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기존 투자자들이 다시금 대규모 자금 수혈을 해줘야 하지만 악화된 바이오 투심이 되살아나고 있지 않아 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뮨메드 관계자는 "아직 상장일정이 잡힌 것은 아니다"라며 "시기적으로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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