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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Tracking]하나투어, 정보 공개 확장 '한장짜리 IR' 졸업실적·재무·전략 등 항목 세분화, 유증 이후 주주친화 집중

박규석 기자공개 2023-03-22 07:36:17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6: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투어가 수년간 유지해온 '한장짜리 IR'을 졸업했다. 정보 공개 범위를 확장하며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실적만 공개했다면 현재는 수익성 분석과 사업 목표, 성장 전략 등을 통해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IR 활동에 보수적인 경쟁사들과 대조를 이루는 지점이다. 대부분은 여전히 단순 실적만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코로나19 발병 이후로는 중단된 곳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향후 방향성 등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적 보고서 등 하나로 통합

하나투어는 과거부터 경쟁사와 비교해 IR에 적극적인 편이었다. 온라인 IR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지배구조와 재무정보, IR 발표 자료, 모객 자료 등을 공개했다. IR 발표 자료의 경우 기업설명회(NDR)와 컨퍼런스콜 등에 공개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했다.

모객 자료는 하나투어의 실질적인 영업 환경과 활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됐다. 국내 출국자 규모를 비롯해 상품 패키지 수탁금과 패지키 국가별 비중 등을 상세히 공개했다. 수탁금은 여행사가 판매한 상품의 대금이다. 통상 수탁금의 증가는 여행사의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증가를 의미한다.


하나투어는 분기 또는 연간 실적 역시 공개하기는 했지만 정보의 질 측면에서는 미흡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과 같은 단순 정보를 보고서 1장에 담아 제공하는 게 전부였다. 이마저도 모객 정보 등에 분산돼 있었다. 사업부문별 시장 동향이나 성과, 향후 계획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하나투어의 IR 활동이 변화를 맞은 시기는 2022년 3분기다. 수익성 등 분산돼있던 정보를 하나의 보고서로 통합했다. 동시에 영업실적과 비용, 성장 전략, 시장동향 등을 상세히 담았다. 과거에는 하나투어의 단편적인 현황만을 볼 수 있었다면 작년 3분기부터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국문과 더불어 영문버전도 함께 공개한 것도 특징이다. NDR 발표 자료의 경우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 영문버전을 만들기도 했지만 통합 IR 보고서는 작년 9월이 처음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주요 국가는 계열사 형태로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현지 투자 유치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1046억 유상증자...주주친화 시동

하나투어의 IR 활동이 작년 3분기부터 활발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 시기부터 정부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 등의 영향으로 증가한 해외여행 수요와 강화된 주주친화 정책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 지난해 출국자는 3분기부터 급격하기 늘기 시작했다. 2022년 3분기 말 기준 출국자 수는 199만6129명으로 같은 해 2분기 누적 출국자인 128만2063명보다 많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460%나 증가한 수치다. 해외여행객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한 만큼 공격적인 IR을 통해 회사의 성장성 등을 알리는데 노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배경 중 하나인 주주친화 정책 강화는 지난해 6월에 단행한 유증과 맞닿아 있다. 절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외부 조달인 동시에 자금의 대부분이 사업 활성화를 위해 투입되는 만큼 정보 투명성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하나투어는 운영자금 확보와 채무상환을 위해 유증을 단행했고 1046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앞서 티마크호텔 명동(950억)과 사옥(1170억) 등의 연이은 자산 매각으로도 회사 운영을 위한 재원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실제 대부분의 자금은 채무 상환을 위한 300억원을 제외하고는 실적개선을 위한 용도로 편성됐다. 구체적으로는 상품·판매 시스템 개선과 CRM·사내 시스템 개선, 마케팅 강화 등이다.

주주친화 정책 강화를 위한 하나투어의 의지는 배당기준일 변경에서 엿볼 수 있다. 하나투어는 의결권기준일과 배당기준일을 분리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관 일부변경안을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했다.

현재 국내 기업의 대다수는 매년 말일을 배당기준일로 두고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한다. 이후 다음해 3월 열리는 주총에서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결정한다. 이 경우 투자자는 배당기준일에 배당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배당기준일을 변경할 경우 투자자는 배당액을 미리 알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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