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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SMR]인력·기술협업 병행하는 HD현대, '국제표준'의 기회⑥'파견 확대 검토' 재무투자 넘어 기술협업 적극적…해상기술 선두 자리 지킨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4-07-18 08:12:25

[편집자주]

'게임체인저'는 산업 참여자를 넘어 아예 판도를 뒤바꿀 만한 신드롬을 일컫는다. 차세대 에너지로의 변화가 흐름이라면 소형모듈원전(SMR)은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탄소배출량은 낮고 효율은 높아 클린 에너지원의 필수요인을 모두 갖췄다. 글로벌 부호와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상징성을 넘어 사업성도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일찌감치 SMR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준비해둔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도약하고 있다. 더벨이 국내 기업들의 SMR 산업 현황과 글로벌 시장과의 공조를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미국의 원자력에너지 기업 테라파워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HD현대그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기술 협력과 인력 파견이다. 국내 기업들은 테라파워의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실증단지 설립 등에 협업하고 있는데 실증단지는 SMR의 글로벌 표준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HD현대는 처음부터 글로벌 표준에 맞는 모델을 기초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아무리 물적 투자자라고 해도 계산이 빠른 미국 기업들이다. 협업할 만한 기술력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기회도 오지 않는다. HD현대와 기술협업에 나선 이유는 SMR 중에서도 '해상+SMR'이라는 한층 더 깊은 시장이 태동기인 데다 이 분야에서는 HD현대의 기술력을 따라올 곳이 없어서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을 기준으로 해도 마찬가지다.

◇테라파워에 '공동연구' 파견팀 보낸 HD현대, '국제표준' 첫발

'테라파워'라는 사명을 보면 지상 발전에서 출발해 원자력까지 발전한 기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설립자인 빌게이츠 회장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은 환경에 따라 무용하고 에너지 저장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래서 택한 에너지원이 원자력이다. 2008년 설립됐다. 글로벌 기업과 한국 정부가 SMR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설립 후 16년이 지났지만 SMR은 이제 본격적인 개발단계에 돌입했다. 실증단지가 지난달 착공식을 열었다. 긴 시간동안 실증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다는 점을 돌아보면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숙제라는 이야기도 된다. 상용화 시점은 2030년으로 전망된다. 안착하는 시점은 2050년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망한다.

HD현대의 기술 협업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기술 태동기에 첫발을 함께 떼게 됐다. 올해 3월부터 HD한국조선해양의 연구원을 테라파워에 파견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워싱턴주에서 용융염 원자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개최하며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4세대 원자로 SMR 현실화를 위해 모인 교류회로 테라파워와 HD현대, 미국 에너지 회사 서던컴퍼니, 원자력 발전 솔루션 회사 코어파워 등이 참여했다.

파견 팀은 공동연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상 SMR의 로드맵을 그리는 중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에서 SMR 개발과 연구에 매진해온 팀으로 책임연구원 등 3명가량이 파견돼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파견 규모는 앞으로 확대해나갈 것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일정기간 테라파워에서 협업하는 인력으로 더 많은 연구원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에도 참여했다. 테라파워, 원자력 발전소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 영국의 로이드선급, 용융염원자로 분야 혁신기업 덴마크의 시보그 등 7개국 총 11개 기업이 함께하고 있다. 역시 국제표준 부문에서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인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시기 테라파워가 조달한 전체 투자금이 약 1조1820억원이었는데 HD한국조선해양이 약 425억원 일조했다. 선제 투자에 나선 만큼 차후 상용화돼 상품성을 갖추면 HD현대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시장 규모는 2050년 35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NEMO의 회원사 중 일부. HD한국조선해양과 테라파워 등이 속해 있다. 사진=NEMO 웹페이지

◇1위 조선기술+원자력에 해상 SMR 퍼스트무버로

SMR 개발의 핵심은 안정성이다. 해상 SMR이 지상 대비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방사능 누출 등 중대사고가 민간에 끼치는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SMR을 기준으로 보자면 바다 환경은 지상보다 변화무쌍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과 SMR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 HD현대만큼 앞선 곳이 없다는 건 이때문이다.

일단 조선 부문에서는 HD현대 조선3사가 글로벌 1위 자리를 여러 차례 꿰찼다. 엔진 부문에서는 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 건조량과 선복량을 단순 비교하면 중국이 치고올라오는 추세지만 고부가가치 선박과 기술력을 감안하면 아직 적수가 되지 못한다. 해상 SMR도 부유식 장치인 만큼 선박 기술은 중요한 부문이다.
            

IAEA는 지난해 말 해상부유식 원자력 발전선(FNPP) 도입 관련 포럼을 열었다.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선박도 FNPP다.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상무가 IAEA의 포럼의 패널 토론에 참석한 바 있다. 원자력 부문에서는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의 족적을 남긴 바 있다.

조선기술과 원자력이 융합한 해상 SMR 부문에서 앞선 것은 당연한 결과다. 주요 선급인 미국선급협회(ABS)가 인정·승인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HD한국조선해양이 한국전력기술(KEPCO E&C)과 만든 SMR 바지선 설계는 개념 승인(AIP)을 받았다. AIP는 조선해양 등의 분야에서 아직 제작이 되지 않은 개념 설계에 대한 원칙적 승인을 뜻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성 등이 입증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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