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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SMR]'초소형·안전' 특화시장 노린 삼성중공업⑦'가장 독특한 원전' MSR 개발 나서…해양플랜트 시너지·원자력 추진 선박 목표

허인혜 기자공개 2024-07-19 10:10:11

[편집자주]

'게임체인저'는 산업 참여자를 넘어 아예 판도를 뒤바꿀 만한 신드롬을 일컫는다. 차세대 에너지로의 변화가 흐름이라면 소형모듈원전(SMR)은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탄소배출량은 낮고 효율은 높아 클린 에너지원의 필수요인을 모두 갖췄다. 글로벌 부호와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상징성을 넘어 사업성도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일찌감치 SMR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준비해둔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도약하고 있다. 더벨이 국내 기업들의 SMR 산업 현황과 글로벌 시장과의 공조를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상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글로벌 선박 기업의 공통 비전이다. 많은 기업이 뛰어든 만큼 일찌감치 더 특별한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도 등장했다. SMR 기술 중에서도 초소형화가 가능한 용융염냉각형(MSR·Molten Salt Reactor)을 개발 중인 삼성중공업이 대표적이다.

MSR은 독특한 냉각구조 덕에 크기가 작고 안정적이다. 덕분에 해양플랜트나 선박 탑재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의 주력 분야 역시 해양플랜트다. 잘하는 분야와 잘 맞는 분야의 시너지로 MSR 기반의 플랜트와 추진 선박 시장을 노린다는 목표다.

◇'초소형·안정성' 두 마리 토끼 노리는 MSR

삼성중공업의 SMR 사업은 MSR 분야에 집중돼 있다. MSR은 SMR의 한 종류다. 수냉식 원자로가 물을 냉각제로 사용한다면 MSR은 고온에서 녹인 소금을 뜻하는 융용염을 냉각제로 쓴다. MSR 기술의 구심점은 미국과 중국으로 2010년 전후로 개발에 속도를 냈다. 우리나라는 탈원전 정책 등의 여파로 후발주자로 평가 받지만 조선기술이 뛰어난 만큼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중공업은 비교적 최근 연구에 뛰어들었다. 2021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MSR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며 시동을 걸었다. SMR 기반의 해양 원자력 제품을 설계하고 요소기술 기자재 개발과 성능 검증, 비즈니스 모델 경제성 평가 등을 목표로 삼았다. 2026년까지 원천기술을 개발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망한 상용화 시점은 2029~2030년이다.
CSMR 파워 바지(Power Barge) 개념도.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주목한 MSR의 장점은 두 가지다. 수냉식 대비 안정성이 높고 액체 핵연료나 작은 크기의 고체연료를 사용해 원자로의 크기도 준다. 원전사고가 잇따르며 연구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

원전사고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냉각수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내부온도가 급격히 오르고 관리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다.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냉각수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남은 냉각수는 잔열로 증발해 위험성을 높인다. 융용염은 끓는 점이 1500도 이상으로 원전사고시 냉각수 증발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원자로 내부에 이상이 생기거나 외부로 유출되면 녹는점이 낮아 굳는다.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연료집합체도 쓰지 않는다. 액체나 작은 크기의 고체 핵연료를 사용한다. 그만큼 원자로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선박이나 해양플랜트에 탑재가 가능한 것도 이때문이다. 핵연료 사용주기가 선박 주기와 유사한 20년으로 교체할 필요도 없다. 가동시 에너지와 함께 수소도 생산하는 것도 장점이다.

◇해양플랜트 선두 삼성중공업, MSR도 앞선다…시너지 기대

개발은 얼마나 진행됐을까. MSR 부문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국내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원자력회사 시보그와 2022년부터 협업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덴마크 시보그와 사업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난해 1월 MSR의 일종인 소형용융염원자로(CMSR) 파워 바지(Power Barge) 개념 설계를 마쳤다. 100MW(메가와트)급 CMSR을 2기에서 최대 8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미국선급협회(ABS)가 기본인증(AIP)을 내줬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FLNG인 코랄 술. 사진=삼성중공업
장점이 많지만 모든 기업이 MSR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도 있다. MSR의 가장 큰 난제는 부식이다. 핵연료의 사용 기간은 길지만 소금이 주요 냉각 기제다보니 몸체가 이 기간을 견디지 못한다. '궁극의 원전', '인간이 설계한 가장 독특한 원전'으로 불리지만 개발이 상대적으로 더딘 배경이다.

기술개발의 어려움 속에서도 삼성중공업이 MSR에 집중하는 건 그 쓰임 때문이다. 장점과 해상 원전이 부합해 해양플랜트나 선박 추진용으로 주로 개발되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삼성중공업의 주력 분야다. 방산 특수선에 진출하지 않은 대신 해양플랜트 집중도를 높였다.

부유식 LNG 시추장비(FLNG) 수주로 한해 수주 목표의 약 90%를 채울 만큼 알토란 사업으로 키웠다. 1기당 가격이 2조~3조원에 육박해 단건만 공급계약을 맺어도 매출 전망이 껑충 뛴다. 지난해 말 북미 고객사와 FLNG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수주 금액은 2조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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