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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상반기 유통가 시총 리뷰]효자 '검은 반도체', 글로벌 수요 입증 '관건'수출 물량 확대보다 '가격 인상' 영향 커, CAPA 확장 뒷받침 필요성

홍다원 기자공개 2024-07-22 07:22:35

[편집자주]

올해 상반기 '만년 저평가' 섹터로 증시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유통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1분기 밸류업 프로그램 호재 섹터로 유통주가 주목받았지만 주가가 반짝 상승하는데 그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북미를 중심으로 'K-wave(한류)'가 본격화되면서 해외에서 성과를 쌓아오던 식품주와 화장품 관련주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이 이어졌다. 더벨은 유통산업 내 섹터별로 기업을 분류한 후 시가총액 변화 흐름을 살펴보고 그 배경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은 K-푸드를 빼고 논할 수 없다. 라면에 이어 김이 등장하면서 시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지난해 김 해외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급기야는 '검은 반도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김 가격이 폭등했고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완판됐다는 소식에 힘입어 불기둥을 세웠다.

그러나 김 관련 주식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가 급증해 수출액이 늘었다기보다는 가격 인상 효과가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 밸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테마주 성격이 강한 데다 유의미한 CAPA(생산능력) 확대를 발표한 기업도 없다. 하반기까지 주가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출 물량 증가와 글로벌 수요 확인이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평균 상승률 60%, 김값 급등 수혜

올해 상반기 (1월 2일 기준가~6월 28일 종가 기준) 김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사조씨푸드는 73.55%, CJ씨푸드는 72.11%, 동원F&B는 34.4%를 기록했다. 평균 주가 상승률은 60%였다.

사조씨푸드는 익산에 김 제조 공장을, CJ씨푸드는 'CJ 명가김'을 생산하는 자회사 삼해상사를 포함해 김 제조 공장 3곳을 보유하고 있다. 동원F&B는 청추 공장에서 김 등을 생산하고 '양반김' 브랜드를 미국, 일본, 태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김을 판매하고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김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은 그간 주식 시장에서 크게 각광받는 종목이 아니었다. 시가총액도 동원F&B를 제외하면 폭등 전까지 1000억원대 안팎에 그쳤다.


본격적으로 김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건 5월부터다. 김값 상승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5월부터 김 가격 인상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김 3종 가격을 11.1%, 동원F&B는 양반김 전 제품 가격을 약 15% 인상했다.

김 가격 상승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김의 가공 전 원료인 원초 가격이 상승했다. 태풍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국내 김 생산량이 감소했고 해외에서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인상 압력으로 작용했다. 김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김밥용 마른김 도매가격은 지난 5월 기준 1속(100장)에 1만63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나 올랐다. 김 도매 가격은 올해 3월 9893원으로 전월 대비 34% 급등한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이후 6월 14일 사조대림이 냉동김밥을 미국에 수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조대림과 사조씨푸드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실제 사조씨푸드 매출액에서 김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1%에서 2023년 13%, 2024년 1분기 20%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뚜렷한 호재가 없었던 CJ씨푸드(24.17%)와 동원F&B(7.17%)도 같은 날 김 제조 기업으로 묶이며 함께 상승했다.

◇"가격 인상 아닌 '김' 수출 물량 확대 확인 필요"

다만 김이 라면처럼 K-푸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등이 컸던 만큼 현 상황에서의 밸류에이션과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상반기 이후 김 관련주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한풀 꺾인 상황이다. 7월 1일부터 7월 17일까지 CJ씨푸드와 동원F&B는 각각 8% 하락했다. 7월 9일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8190원)을 기록한 사조씨푸드는 최고가 대비 17% 떨어졌다.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이 이어지려면 유의미한 생산 능력 확대 및 구체적인 물량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가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에서 늘어난 김 수요가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CAPA 확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는 김 수출액 증가에 따라 김 기업들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출 물량이 늘어났다기보다는 가격 인상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 누적 기준 김 수출 물량 증가율은 2%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김 가격 상승은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김 원재료인 '원초'가 흉작을 기록해 한국으로 수요가 몰렸다"며 "현재 수출 증가는 새로운 소비층에서의 '김' 인지도 상승보다는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은 다른 K-푸드 카테고리와 달리 유의미한 생산능력 증설도 확인되지 않고 있어 현 시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층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듯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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