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글로벌은 지금]RCPS에 급감한 순이익…'1조 밸류' 정당화할 방법은②매출·영업익 고속성장에도 '파생상품평가손익' 발목…PSR·EV/EBITDA 활용 가능성
최윤신 기자공개 2024-11-22 08:14:51
[편집자주]
다수 벤처캐피탈(VC)이 투자한 달바글로벌이 조단위 몸값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도모한다. 달바글로벌은 글로벌 시장에서 저력을 보이며 K-뷰티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VC 업계에선 에이피알에 이어 또 한 번의 뷰티신화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더벨이 달바글로벌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상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달바글로벌이 코스닥시장이 아닌 국내 메인증시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조단위 몸값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앞서 올 초 상장한 뷰티기업 에이피알이 2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인정받으며 증시에 입성하는 사례를 만들어낸 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빠른 성장세와 탄탄한 이익창출력이 조단위 몸값을 만들 핵심요소다. 반면 파생상품손실로 인한 저조한 순이익이 밸류에이션 산정 최대 장애물이다. 이 때문에 매출 성장세를 강조하거나 현금창출력을 강조할 수 있는 밸류에이션 방식을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유력한 피어그룹인 에이피알의 실적대비 주가가 상장시점에 비교해 높지 않은 상황이라 이런 방식으론 1조원의 밸류를 정당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달바글로벌의 파생상품손실이 일회성 요인인 만큼 이를 제외한 조정수치로 밸류에이션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바라본다.
◇1~3분기 영업익 464억인데 당기순이익 24억 불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2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385억원) 대비 56.9% 늘어난 수치다. 올해 4분기 매출이 1~3분기와 동일한 흐름을 보인다면 연간 기준으로 약 28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지난해 4분기 대비 5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면 연간 매출은 300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달바글로벌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692억원가량이었던 매출이 2022년 145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후 지난해에는 2008억원을 기록하며 38.2% 증가했다. 매출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영업이익은 매년 '더블링' 하는 흐름을 보인다. 2023년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2022년 146억원 대비 두배이상 늘었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464억원으로 전년 동기 242억원 대비 두배가량으로 성장했다.
다만 대다수 IPO에서 밸류에이션 기준이 되는 '순이익'은 종잡을 수 없는 상태다.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24억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52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단순한 PER(주가순이익비율) 상대평가 방식으로는 1조원대 밸류에이션을 만족시킬 수 없는 숫자다.
이에 따라 PSR(주가매출비율)이나 EV/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시장가치) 등의 지표를 이용해 밸류에이션 근거를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파른 매출 성장이 이뤄져왔기에 성장성 지표로 평가되는 PSR 비교를 통한 밸류에이션 방식이 어색하진 않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PSR을 꺼내 들 경우 조단위 몸값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달바글로벌의 1~3분기 누적 매출을 온기기준으로 환산하면 2850억원이다. 약 4배 수준의 PSR을 인정받으면 1조원가량의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교대상기업이 유력한 에이피알의 경우 현재 주가를 올해 1~3분기 매출(4785억원)을 온기로 환산해 계산한 PSR 멀티플은 3배가량이다.
견조한 영업이익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영업현금창출력을 기준으로 하는 EV/EBITDA 역시 밸류에이션 근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에이피알의 현재 주가 기준 EV/EBITDA는 12배가량으로 집계된다. 1~3분기 기준 달바글로벌의 영업이익은 464억원이다. 감가상각비 규모는 5억원가량이다. 이를 온기 기준으로 환산한 EBITDA는 625억원가량이다. 3분기말 기준 순부채가 많지 않음을 감안하더라도 최대 8000억원 이상의 몸값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서 활용되던 '조정 순이익' 나올까
증권업계에서는 달바글로벌과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일회성 손실을 감안한 조정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논리를 제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달바글로벌의 영업이익 대비 순이익이 크게 낮은 이유는 금융비용이 크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올해 1~3분기 반영된 금융비용이 362억원에 육박한다. 투자를 유치하며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따른 파생상품평가손실이 330억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RCPS에 대한 상환권을 공정가치에 따라 평가한 손실이다. 다만 이 파생상품평가손실은 현금흐름과는 무관한 회계상 비용이다. 이 비용을 유발한 RCPS는 지난 4월 모두 보통주로 전환된 상태이기도 하다.
이를 감안할 때 파생상품평가손실을 반영한 조정 당기순이익을 기반으로 PER 상대평가를 진행하는 방법론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현재 에이피알의 주가를 고려할 때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기도 하다. 달바글로벌의 1~3분기 당기순이익에서 파생상품평가손실금액을 제외하면 354억원이 된다. 이를 온기로 환산할 경우 472억원이다. 20일 종가 기준 에이피알의 PER인 20.39배를 적용하면 약 9600억원가량의 밸류에이션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RCPS가 만드는 파생상품평가손실이 실제 순이익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다수가 이를 감안한 조정순이익을 구해 상장에 성공했다"며 "아직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이런 방식이 적용된 적은 없지만 문제가 될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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