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포트폴리오 점검]'고른 선종' 갖춘 한화오션, 흑자전환 비결은 'LNG선'④척당 단가도 오름세…믹스개선 속 '발주 둔화' 선제 대응하는 美 현지전략
허인혜 기자공개 2025-02-13 07:32:42
[편집자주]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호황의 수혜가 모든 조선사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70년대·00년대 찾아온 1·2차 슈퍼사이클과는 다르다. 선박의 폭이 넓어진 만큼 글로벌 수요와 공급도 부문별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공통적으로 저가 수주 시대를 끝내고 고마진 선박으로 도크를 채웠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각자의 세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따라서 이번 호황기 선종별 수주량을 예측하고 각사별 주요 포트폴리오를 진단하면 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더벨이 국내외 기관과 업계가 조망한 조선업계 수주 전망을 살펴보고 각사별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조선사들의 방향타는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수주에 맞춰져 있다. 한화오션도 예외는 아니다. 신규·전체 수주량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의 비중이 가장 높다.한화오션의 적자탈출을 이끈 일등공신도 LNG선이다. 다만 원유운반선이나 대형 컨테이너선, 특수선 등 다른 선종의 수주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한화오션은 향후 LNG선의 발주 둔화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LNG선 수주 속도조절에 들어가는 한편 미국 선주들의 한국향 신조 발주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국내 조선사로서는 유일하게 미국 현지에 조선사를 보유하고 있어 상선과 함께 특수선 중심의 수주 포트폴리오도 기대할 만하다.
◇LNG선 '잭팟'·척당 단가상승에 영업이익 '반전'
한화오션의 선박 수주 포트폴리오는 최근 4년간 서서히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바뀐다. 신조 수주와 매출액 사이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2023년부터 시작된 영업이익 개선세는 이전의 수주 계약을 기반으로 한다. 2021년부터 LNG선박의 수주 실적이 눈에 띈다. LNG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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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의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등을 참고하면 2021년 상선 부문의 LNG선 수주실적은 15척이다. 2022년에는 수주실적이 38척으로 늘었다. 한화그룹 인수 등의 이벤트 영향으로 수주가 잠시 둔화됐던 2023년에도 LNG선박만큼은 5척을 신규 수주했다. 이 기간 역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암모니아 선박 등도 5척의 수주 성과를 올렸다.
이 기간 선박의 척당 단가도 상승했다. LNG선을 기준으로 2021년 척당 2억달러였다면 2022년에는 2억2100만달러로 올랐다. 2023년에는 2억5600만달러를, 2024년에는 2억4842만달러를 기록했다. 척당 마진율이 높아질 기반을 만든 셈이다.
믹스개선이 선행되자 지난해 4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 직전 스코어를 보면 극적인 변화다.
불황기였던 2021년에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1조7547억원이었고 호황기에 접어든 2022년에도 적자 폭을 소폭 줄이는 데 그쳤다. 2022년만 해도 영업손실이 1조6136억원에 달했다. 2023년을 기점으로 영업손실이 크게 축소됐다. 2023년 -196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379억원으로 올라섰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2022년 수주물량은 2023년에 일부가 매출액으로 나타났고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금 잘 나가는' 선박도 발주둔화 준비, 고른 포트폴리오 '강점'
수주 현황에서 눈여겨볼 점은 두 가지다. 우선 한화오션의 상대적으로 고른 포트폴리오다. 고부가가치 상선과 해양플랜트, 특수선까지 각각 의미있는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선박별 수주실적을 보면 2024년 말을 기준으로 한해동안 신규 수주한 선박은 LNG선 19척, 컨테이너선 6척, 탱커선 8척, 암모니아선과 LPG선이 5척이다. 해양 부문에서는 드릴십 1기 등을, 특수선 및 기타 부문에서는 21건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 상선은 전 종류를 수주했고 해양과 특수선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왔다는 의미다.
또 다른 장점은 한화오션이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선박들의 미래 발주 둔화에 대한 인지를 이미 하고 있다는 점이다. LNG선과 VLGC 등 일부 가스선과 암모니아 선박 등이다. 한화오션은 매월과 매년말 IR리포트를 통해 선박별 시황을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 리포트를 보면 한화오션은 '선종별로 LNGC는 속도조절, VLGC는 발주 둔화세'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실제 LNG 프로젝트 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 모니터링을 이어가야할 것으로 진단했다. 암모니아선은 최근 2년간 대량발주가 이어져 올해는 둔화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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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한국향 선박 발주 유리한 고지
한화오션은 미국의 한국향 신조 발주에 일찌감치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국향 선박 주문에는 한화오션이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화시스템과 함께 지분 100%를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미국 선박법(SHIPS Act)에 대응할 방침이다.
미국 상선 시장이 미래 계획에 가깝다면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건 특수선 분야다. 2월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해 올해 2~3건의 수주를 기대했다. 향후 5~6척까지 수주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 등의 사업자 선정이 기다리고 있다. 본격화되면 상선 이상의 수익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화오션이 가장 최근 공시한 수상함 2척에 대한 수주 계약금액은 8400억원으로 다른 선박대비 척당 단가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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