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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운용, '한국판 ISRG' 리브스메드에 300억 베팅 7000억 밸류 프리IPO 참여, 신주 200억·구주 100억 인수

구혜린 기자공개 2025-02-14 11:09:0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레인자산운용이 수술기기 제조사 '리브스메드'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1조원 미만 밸류에이션의 비상장사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투자다.

브레인운용이 신규 FI(재무적투자자)로 참전하면서 리브스메드의 프리IPO 라운드 사이즈는 당초 예상한 것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리브스메드는 올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있다.

◇이전 라운드 동일 7000억 밸류 참여…1년 락업 '화답'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레인자산운용은 최근 비상장 바이오텍 '리브스메드'에 총 300억원을 투자했다. 프리IPO 라운드 신주 인수에 200억원, 기존 투자자들이 펀드 만기 이슈로 유통하는 구주 인수에 100억원을 썼다.

브레인자산운용이 1조원 미만 밸류 바이오텍 프리IPO에 300억원을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다. 브레인자산운용은 별도의 신기술투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비상장 딜에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크래프톤, 무신사 등 일정 수준 이상 밸류에 해당하는 기업 투자에 집중했다. 이번 딜에는 블라인드 펀드가 활용된 것 외에 NH투자증권과 공동 운용(Co-GP) 중인 신기술투자조합 비히클도 40억원 규모 활용됐다.

당초 예상대비 큰 규모로 참여하면서 라운드 규모가 늘었다. 이번 프리IPO 라운드를 리드한 것은 기존 FI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022년 진행된 시리즈E, 2023년 10월 진행된 시리즈E 브릿지, 프리IPO 라운드까지 참여해 총 신주 400억원, 구주 200억원가량을 인수했다. 회사 측은 이번 라운드를 200억원 규모로 잡았으나, 브레인자산운용이 새롭게 참여하면서 총 376억원으로 클로징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번 라운드 참여사들은 프리머니 밸류 기준 7000억원에 신주를 인수했다. 이는 2023년 진행된 시리즈E 브릿지 라운드와 동일한 수준이다. 1년 이상의 기간이 지나면서 재무지표상 사업성이 가시화된 만큼 향상된 밸류를 적용해야 하나, 이전 라운드와 차이를 두지 않은 셈이다. 신규 FI인 브레인자산운용에게는 이로운 조건으로 딜 참여 결정에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상장 후 1년간의 락업(보호예수)을 적용하는 데 동의하면서 신뢰를 보였다. 통상 상장 심사 과정에서 거래 개시일 유통물량을 줄이기 위한 락업 기간을 놓고 FI간 의견대립을 보인다. 투자 단계에서 전량 1년 락업에 동의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공모 이후 주가가 우상향 것이라는 믿음이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브레인자산운용과 더불어 리브스메드 3대주주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1년 락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버는 바이오텍' 가능성…R&D 투자 "이미 끝났다"

브레인자산운용은 리브스메드의 매출 성장세를 눈여겨 본 것으로 파악된다. 리브스메드가 생산하는 장비는 수술용 기구 중에서도 복강경 수술 기구에 해당한다. 현재 주 매출은 일회용 장비인 '아티센셜5'의 병원 공급을 통해 발생한다. 국내 44개 상급종합병원에 모두 공급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의료대란이 발생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2·3차 병원 공급 및 적응증 확대에 따라 약 27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173억원) 대비 57%, 2022년(97억원) 대비 180% 성장이다.

성장세 배경은 의료진 사이에 퍼진 입소문이다. 리브스메드는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ISRG)'을 능가하는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품의 기본 원리는 ISRG의 주력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와 같다. 의사가 개복을 할 필요 없이 최소침습을 통해 환자의 환부를 수술한다는 원리다. 다만 다빈치는 사용자가 대형 로봇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조작부에서 번거롭게 구동해야 하는 반면, 아티센셜5는 집게를 근거리에서 핸들링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일회 사용 후 버리면 되는 일종의 가벼운 소형 로봇이다.

기술력은 편리성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복강경 수술기구 끝(엔드툴)은 환부인 장기 등을 쥐고 펴거나 바느질 수 있게 집게 모양으로 이뤄져 있는데 다빈치의 경우 집게의 관절이 60도에 그쳐 사용자가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있다. 아티센셜5는 구동 각도를 90도까지 확보해 수술 자유도를 높였다. 또한 복강경 수술기구 원리는 '최소' 침습인 만큼 인체에 침투되는 봉(샤프트)의 너비를 5mm로 개발했다. 다빈치는 8mm로 아동 수술에 제한이 있다. 160여개 부품 및 구동 원리는 400여개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비용 면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이 있기에 '의료 평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상급병원이 다빈치를 도입하는 데는 약 100억원 규모 투자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다빈치 선택시 환자도 1000만원 수준 출혈이 있다. 아티센셜5는 2019년 건강보험공단 보험수가를 받았으며 65만원 중 환자가 부담할 금액은 30여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담낭, 탈장, 부인과 수술로 적응증을 확대했고 아직 공략할 영역이 많다. 아티센셜5 대비 기술난도가 더 높은 고가의 장비를 개발, 사업을 '투트랙'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상장 후 '돈버는 바이오텍'으로 금세 올라설 전망이다. 리브스메드는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23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감안하면 도전적인 목표지만, 수요가 확실한 만큼 아티센셜5 양산물량을 늘려 국내 및 해외 병원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일본, 독일 판매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특히 공모자금을 연구개발(R&D)가 아닌 양상 설비 및 공장 증설에 쓸 계획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리브스메드는 아티센셜5 '넥스트 스텝'인 아이템을 4개 보유하고 있는데 이미 R&D는 완성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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