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생크션, 제약바이오 위기와 기회]'러-우 전쟁' 종전 급물살, '임상·수출' 재개는 긍정적④푸틴과 통화하며 협상 공식화, 환율·인플레 안정화 기대
이기욱 기자공개 2025-02-19 08:16:05
[편집자주]
국내 제약바이오는 협소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기 위해 미국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 불모지와도 같은 환경에서 조금씩 위상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트럼프발 생크션을 맞닥뜨렸다. 자국 보호주의로 대변되는 트럼프 행정부 2기는 의약품 분야에도 예외없이 적용됐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한다. 더벨은 미국발 의약품 생크션 현황을 살펴보고 국내 제약바이오에 미칠 영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08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미국 내 규제 정책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며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제약·바이오산업 역시 인플레이션 완화와 글로벌 공급망 개선 등 거시경제 측면에서 기본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수출 재개와 임상 거점 확대 등의 긍정적 영향도 기대된다.
◇3년만의 종전 가능성에 시장 반응, 원달러 환율 1400원대 하락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2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시작으로 러-우 전쟁 종전 협상을 위한 첫 행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미국 대선 후보 시절부터 러-우 전쟁 종전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취임 후 24시간 이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1기 행정부 당시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점을 그 근거로 내세우며 자신감을 보였다.
공약에 걸맞게 2기 행정부 출범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2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는 90분동안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길고 고도로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며 "상호방문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2022년 2월 12일 전쟁 발발 이후 약 3년만의 종전 협상 개시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한국시간 13일 원·달러 환율은 1447.5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1453.4원 대비 5.9원 낮아진 가격이다. 14일에도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며 전일 대비 4원 내린 144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었던 러-우 전쟁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보다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으로 인해 고조됐던 위험자산 회피 선호 심리도 완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임상 부담 경감 기대, 의료기기·화장품 수출도 회복 전망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러-우 전쟁 종전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환율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측면에서 기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환율 하락과 인플레이션 완화가 지속될 경우 바이오텍들의 글로벌 임상 등 비용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과 인플레이션은 올해 경영에 있어 바이오텍 CEO들이 가장 우려했던 불안 요소들이다.
앞서 작년말 더벨이 국내 바이오텍 창업주 및 CEO 5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한 결과 올해 부정 전망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고환율·고물가'를 꼽았다. 55명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28명이 선택할 정도의 큰 리스크가 일부 해소될 여지가 생겼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 자체가 전쟁에서 온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부족 등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는 것은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및 기술이전, 임상 대상국 확대 등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의료기기 및 화장품 기업들이 큰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2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러시아 의약품 수출액은 약 1억달러, 한화 약 1500억원으로 국가 경제 규모 대비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전쟁 발발 전 최근 5년간 수출액은 연평균 33.6%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 대 러시아 의료기기 수출액은 2억7000만달러, 한화 약 4000억원으로 보다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화장품 수출액 역시 의료기기와 비슷한 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 평균 성장률도 각각 25.9%와 31.5%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제품 수출 외 러시아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술 수출 등도 재개될 수 있다.
임상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조금씩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에서 진행되던 임상 시험은 총 540개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에서도 251개의 임상이 진행되는 등 다국가 임상시험에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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