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배당 리포트]'실적 부진' KCC글라스, 자본준비금으로 배당재원 확대③자본잉여금 923억 이익잉여금 전환…정몽익 회장 일가 수령액 403억
고설봉 기자공개 2025-04-15 07:43:25
[편집자주]
감액배당을 추진하는 상장사가 늘어나고 있다. 감액배당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몇 안되는 이슈다. 배당성향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최대주주의 기업 승계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재무적 측면에선 기업의 초과자본 효율화 및 ROE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더벨은 기업들의 감액배당 현황을 짚어보고 배당 전후 자본변동 등 재무적 영향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4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글라스는 최근 지속적인 실적 저하를 겪고 있다.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원가부담에 수익성은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순이익 규모가 감소하면서 배당재원이 줄어드는 상황이다.저조한 실적에도 KCC글라스는 배당 규모를 줄이지 않으며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자본잉여금을 일부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재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잉여금이 1조원 넘게 쌓여 있어 향후 추가적인 감액도 가능하다.
◇자본잉여금 923억 감액…이익잉여금 4328억으로 늘어
KCC글라스는 지난 28일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4호 의안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의 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KCC글라스는 준비금(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총액에서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주주총회 승인으로 감액할 수 있다는 상법 제461조의2에 의거해 준비금 923억원 감액을 승인 받았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KCC글라스의 자본잉여금은 약 1조1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액 주식발행초과금으로 KCC글라스의 상장 과정에서 액면가를 초과한 금액만큼을 별도 계상한 금액이다. KCC글라스의 주식 액면가는 1000원이고 발행주식총수(보통주)는 1597만512주다.
상법에선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주식발행초과금에 대해선 감액을 허용하고 있다. KCC글라스의 자본금은 총 약 160억원이다.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240억원으로 KCC글라스는 1조1624억원에서 240억원을 제한 1조1384억원을 감액할 수 있었다. 이번에 KCC글라스가 감액한 준비금은 923억원으로 감액할 수 있는 재원의 8.11% 수준이다.
KCC글라스가 자본잉여금을 일부만 감액한 것은 현재 배당재원이 어느정도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KCC글라스의 이익잉여금은 3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923억원이 유입되면서 배당재원은 4328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누적된 이익잉여금으로 KCC글라스는 배당에 나설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법정적립금과 임의배당요소적립금 등을 제외하고 3405억원 가운데 3309억원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KCC글라스가 자본준비금 감액에 나선 것은 실적 저하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KCC글라스는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2020년 ㈜KCC에서 인적분할한 이후 KCC글라스는 연간 DPS 2000원 이상, 액면배당률 200% 이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DPS 1800원, 액면배당률 180%로 떨어졌다.
KCC글라스 실적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매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이 저하되는 모습이다. 최근 3년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은 2022년 1조4358억원, 2023년 1조6801억원, 2024년 1조9033억원 등 매년 불어났다. 그러나 배당재원으로 유입되는 순이익은 2022년 963억원, 2023년 867억원, 2024년 605억원 등 매년 감소했다.
◇대규모 배당 예고…정몽익 회장 일가 수령액 403억
KCC글라스가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만큼 향후 KCC글라스는 이를 재원으로 배당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감액배당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KCC글라스 주주들로선 대규모 배당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일반배당의 경우 총 15.4%의 배당소득세 원천징수가 적용되지만 감액배당은 세금이 없다.
감액배당이 추진되면 주주구성 및 지분율에 따라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가장 많은 251억원 가량을 배당받는다. 이어 정몽진 KCC 회장 등 특수관계자 15명이 152억원을 나눈다. 지분율 56.33%인 기타 소액주주들은 총 520억원을 배당받을 수 있게됐다.

이번 감액에 따른 KCC글라스의 재무부담은 미미할 전망이다. KCC글라스는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본총액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잉여금 감액분을 모두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자본총액은 1조4255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부채총액 변동이 없다면 자산총액은 기존 2조3580억원에서 2조2657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항목 감소세가 미미한만큼 재무건전성도 큰 변돈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KCC글라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55.36%를 기록했다. 자본항목 변동에 따라 부채비율은 약 3.58% 포인트 가량 상승한 58.9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감액배당 후 자본총액이 일부 줄어들면 순차입금비율은 기존 5.95%에서 6.33%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KCC글라스의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356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 등으로 제외한 순차입금은 903억원이다. 이에 따른 순차입금비율은 5.95%로 집계됐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감액배당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자본잉여금의 감액 후에도 재무적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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