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엘바이오, 은밀한 자회사 지분매입...이유는? 매각실패→엑시트무산→원금상환 압박...재무악화·불성실공시 이슈대두
오동혁 기자공개 2011-11-16 17:18:07
이 기사는 2011년 11월 16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앤엘바이오가 자회사 알앤엘내츄럴라이프(이하 내츄럴라이프)의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공시의무를 피하기 위해 대규모 지분을 분산해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시장관계자들은 알앤엘바이오가 지분을 매입한 이유는 내츄럴라이프 주주들의 투자금회수(엑시트)를 돕기 위한 목적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회사의 재무적부담이 커졌고, 향후 불성실공시 등의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2009년 4월 5억원을 출자해 내츄럴라이프를 설립했다. 액면가 500원에 지분 50%(100만주)를 보유하는 형태다. 내츄럴라이프는 이후 증자를 단행했고 주식수는 지난해 말 기준 1326만 8400주로 늘었다. 이 결과 알앤엘바이오의 주식수는 400만주로 증가했고 지분율은 30.15%로 희석됐다.
내츄럴라이프의 주주로는 지식과창조바이오전문투자조합 22.61%(300만주), TVC제4호투자조합 19.6%(260만주), 토러스벤처캐피탈 3.01%(40만주) 등이 참여했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해 내츄럴라이프의 매각을 시도했다. 코스닥 업체 알앤엘삼미가 내츄럴라이프 지분전량을 600억원에 인수하는 구도. 인수자금은 알앤엘삼미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딜은 결국 무산됐다.
감독당국이 △피인수회사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점과 △내츄럴라이프-알앤엘삼미 두 회사의 사업이 시너지가 발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증자를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츄럴라이프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엑시트를 준비하던 벤처캐피탈들은 비상이 걸렸다. 내츄럴라이프 투자를 통해 단기간 고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수익발생은 커녕 투자금이 모두 묶이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 결국 알앤엘바이오에게 자신들의 지분을 매입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벤처캐피탈들은 엑시트를 단행하는 대신 알앤엘바이오가 인수자금(112억 7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부를 매입해 주기로 했다. 토러스벤처캐피탈이 5월 알앤엘바이오가 발행한 BW 34억원치를 매입했다. 지식과창조벤처캐피탈도 같은달 34억원 규모의 BW를 인수했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5월 벤처캐피탈들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TVC제4호투자조합이 보유한 190만 7000주 중 69만 3000주(5.22%)를 남기고 전량 인수했다. 지식과창조바이오의 220만주 중 80만주(6.02%)를 제외한 지분을 인수했다. 토러스벤처탈의 29만 3000주 중 10만 7000주(0.8%)를 남기고 인수했다.
이 결과 알앤엘바이오는 내츄럴라이프 지분 840만주(63.30%)를 확보했다. 이후 회사는 자회사 지분매입과 관련된 공시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9월 발표된 반기보고서에서는 알앤엘바이오의 내츄럴라이프 지분이 92.0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의무가 없는 수준에서 분할해 매입한 셈이다.
회사는 지난 1분기 내츄럴라이프 지분의 취득원가를 56억원(30.65%)으로 보고했다. 5월 25일 주식취득보고서에서는 취득금액을 112억원(32.65%)으로 밝혔다. 2분기에는 장부가액을 279억원(92.05%)으로 보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해 보면 지분 28.75%를 매입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111억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금 10% 미만으로 지분을 인수할 경우 일일이 공시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법을 위반했다고는 볼수는 없다"면서도 "의도적으로 이 사실을 시장에 알리지않기 위해 분할매수를 진행했다면 불성실공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분매입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알앤엘바이오 관계자는 "당시 자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눠서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지분매입을 감추려는 목적은 없었으며 법적으로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