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지배구조 리스크]대명소노의 분쟁 방식…조용한 이사회 장악 노리나⑥섣부른 경영권 분쟁, 브랜드 이미지 훼손…주주총회서 이사회 정조준
고설봉 기자공개 2024-10-30 08:30:52
[편집자주]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두고 최대주주 예림당과 2대주주 대명소노그룹간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되지 않았지만 양측간 지분확보 경쟁 양상을 보인다. 항공업을 통해 중견기업 입지를 굳힌 예림당과 리조트사업을 발판으로 항공업 진출을 노리는 대명소노그룹간 경쟁을 펼칠 이유는 충분하다. 다만 아직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할 명분과 전략을 내보이진 않고 있다. 더벨은 티웨이항공 지배구조를 분석하고 경영권 분쟁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인수 후에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경영권 확보에 나서기보다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지분 인수 목적에 대해서도 경영권 분쟁과는 선을 그으며 잠행하고 있다.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보유한 예림당 측도 별다른 대응 없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대명소노와 접점을 만들거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등 움직임은 아직 없다. 공식적인 입장을 내며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서지도 않는 모습이다.
양측 모두 경영권 분쟁 요소를 만들지 않는 가운데서도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하다. 대명소노와 예림당 모두 다가올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사회 등 장악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격하지 않는 대명소노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지분 확보 이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추가 지분 매집이나 주주제안 등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행보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대명소는 일관되게 “리조트업과 항공업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명소노는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과 대명소노시즌을 통해 올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티웨이항공 지분 총 24.9%를 매입했다. 향후 JC파트너스로부터 잔여 지분 1.87%를 추가로 매입할 예정으로 총 보유 지분율은 26.77%로 높아지게 된다.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 보유 지분율은 예림당 1.82%와 티웨이홀딩스 28.02% 등 총 29.74%다.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선 대명소노 측과 지분율 격차는 2.97% 포인트에 불과하다. 그만큼 대명소노의 지분 매입은 티웨이항공을 경영권 분쟁으로 몰고갈 수 있는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그러나 대명소노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충분히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지분을 확보했고, 현재 티웨이항공 경영상황 등에 비춰 대표이사 교체 및 이사회 재편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분쟁만 봐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방어 전략 내놓지 않는 예림당
움직임이 없기는 예림당도 마찬가지다. 예림당은 대명소노의 2대주주 지위 확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의도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분쟁을 회피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예림당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없다는 측면에서 최대한 몸을 낮추고 분쟁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 등은 자체 보유한 현금성자산 등이 거의 없다. 나성훈 티웨이홀딩스 부회장 일가도 동원할 수 있는 개인 자산에서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 일가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촉발할 수 있는 별도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내부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대명소노가 전략을 공개하지 않고 잠행하는 만큼 예림당 측에서먼저 이 이슈를 공식화 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2025년 정기 주주총회 분수령 될까
항공업계 및 자본시장에선 2025년 정기 주주총회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대명소노가 경영권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약 30% 가량 웃돈을 주고 티웨이항공 2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단순 투자자로 남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과거부터 대명소노는 항공업 진출을 노려왔다. 2011년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대명소노는 인수를 검토했었다. 다만 당시 가격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최종 결렬됐다. 이때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가져간 곳이 예림당이다.
항공업 진출에 실패한 대명그룹은 이후 오랫동안 꾸준히 항공사 인수를 검토해왔다. 티웨이항공 인수에서 실패한 2011년 이후에도 이스타항공과도 물밑 접촉을 펼치는 등 의지를 꺾지 않았다. 또 신규 LCC 설립 등 다방면에서 항공업 진출을 타진해왔다.
대명소노의 의지가 분명한 만큼 향후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두고 예림당 측과 분쟁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 방식으론 주총 표대결이 예상된다. 2025년 정기 주총에서 현 대표이사 및 사외이사 교체로 이사회를 장악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러한 방식은 최대한 잡음을 억제해 항공사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리조트업과 항공업은 대표적인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업종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평판이 중요하다. 대명소노가 대규모 경영권 분쟁을 촉발해 잡음이 커진다면 항공업에 진출하더라도 당분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항공업 진출에 실패한다면 리조트업에서도 타격을 크게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항공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은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전면 재편하는 것이다. 이후 지분 추가 매입 및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전략이 현재 대명소노로선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인 바안으로 평가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와 예림당 모두 적극적으로 분쟁을 만들려는 전략은 지양하고 있다”며 “이사회 장악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주주들을 설득할 논리 개발을 위해 상대의 약점을 수집하고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화 김동선 부사장, 아워홈 '과감한 베팅' 배경은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달라진 투자전략' 키맨 변화 '눈길'
- 우선매수 vs 동반매도, 아워홈 구지은의 복잡한 셈법
- 현실성 떨어진 아워홈 IPO, 매각 사활거나
- [i-point]국떡, 빗썸과 연말 불장 이벤트 진행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제재 무풍지대 없앤다…내부통제 시동
- [thebell note]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생크션 리스크'
- IBK저축, 내년 경영 키워드는 '서민금융 확대·PF 축소'
- [금융지주 저축은행 돋보기]서혜자 KB저축 대표, 지속가능 성장 위한 내실 강화 준비
- [보험사 오너 경영 점검]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존재감 키울 묘수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새판 짜는 항공업계]에어인천, 아시아나 화물 품고 DHL 노린다
- [한진칼 인사 풍향계]차기 전문경영인 CEO에 쏠리는 눈
- [thebell desk]"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 [한진칼 인사 풍향계]‘조원태의 사람' 우기홍, 석 전 부회장과 '무게'가 다르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위닉스, 파라타항공 추가지원 가능할까
- '닛산-혼다' 합병, 친환경차 '패권전쟁' 불붙는다
- [한진칼 CEO 성과평가]‘조현민 파트너’ 노삼석 사장, ‘현장 경영’ 빛났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위닉스, 파라타항공 자본잠식 '속전속결' 해소
- [IPO 그 후]현대차 인도법인, 주춤한 실적에도 주가 '탄탄'
- [한진칼 인사 풍향계]'통합 보상' 시작됐다...우기홍 사장, 부회장 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