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엘바이오, 알앤엘삼미 주식 통정매매? 김선동 회장 등 합병비율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BW매입에 대한 대가?
오동혁 기자공개 2011-11-17 11:25:04
이 기사는 2011년 11월 17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앤엘바이오가 자회사 알앤엘삼미의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주식매각 사실을 사전에 알려주고 주식 저가매입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알앤엘삼미 주식의 대량매매는 알앤엘바이오가 알앤엘삼미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하고, 두 회사의 합병비율이 확정된 이후 벌어진 일이다. 이 시기 주식을 매입한 관계자들은 시장가치 보다 저렴하게 물량을 확보했고 이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7월 14일 알앤엘삼미 주식 93만 6061주를 장중에 매각했다. 평균 처분단가는 804원이다. 같은날 김선동 미래국제재단 회장은 알앤엘삼미 지분 128만 7499주를 평균 취득단가 693원에 매입했다. 하루 동안 8억 9000여만원을 투입해 5.15%에 해당하는 지분을 장내에서 매입한 셈이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5월 알앤엘삼미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합병기일은 당초 7월 27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몇차례 연기 끝에 최근 1월 14일로 변경된 상태다. 합병비율은 알앤엘바이오 1주당(기준주가 2910원) 알앤엘삼미 0.1625430주(기준주가 473원)다.
7월 14일 알앤엘바이오의 종가는 5680원이다. 이를 토대로 당시 알앤엘삼미의 주식가치를 산정하면 약 923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즉 알앤엘바이오는 시가보다 주당 119원 낮은 수준에서 지분을 매도했고, 김선동 회장은 주당 230원 싸게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김 회장은 알앤엘삼미 지분을 매입한 동시에 3억원에 육박하는 차익을 확보했다고 볼수 있다. 물론 이 차익은 실현되지 않은 상태로 지분매입 이후 알앤엘바이오의 주가가 떨어졌다면 이익규모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알앤엘바이오의 주가는 꾸준하게 상승했다. 최근에는 6000원 후반에서 7000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김 회장의 주식매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7월 26일과 8월 22일 두차례에 걸쳐 각각 28만 5966주(주당 733원), 25만 362주(주당 713원)를 추가로 매입했다. 보유지분은 금새 7.3%로 급증했다. 지분이 5%를 상회하면서 주요주주로 등재됐고 여기에 부담을 느끼게되자 60만주를 주당 930원에 매도했다. 지분은 4.9%로 축소됐다.
알앤엘바이오와 알앤엘삼미의 합병비율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실현한 곳은 또 있다. 미래우학재단은 7월 20일 알앤엘삼미 주식 128만 1561주(5.13%)를 평균 취득단가 775원에 매입했다. 이후 7월 25일과 10월 11일 각각 30만 3622주(주당 735원), 10만 5722주(주당 738원)를 추가로 매입했다. 보유지분은 6.77%로 치솟았고 10월 12일 60만주를 930원에 매도하면서 지분을 4.37%로 줄였다.
시장에서는 김선동 회장과 미래우학재단을 사실상 특수관계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에쓰오일 회장 출신이다. 미래국제재단은 미래우학재단 초대 이사장과 김 회장이 2008년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두 재단은 그동안 다수의 대외활동 및 투자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알앤엘바이오가 7월 14일 알앤엘삼미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도해 주가가 하락한 직후 김회장이 바로 주식을 대량으로 매집한 것을 보면 사전에 매매정보가 새어 나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알앤엘삼미의 당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 김회장이 시가 보다 매우 낮은 수준에서 주식을 매집했다는 점 등을 살펴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 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회장, 미래우학재단이 6~7월에 걸쳐 알앤엘바이오의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줬는데 알앤엘바이오 측에서 이 대가로 어떤 제안을 내놓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선동 회장은 지난 6월 2일 알앤엘바이오가 발행한 BW 1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행사가는 2233원이다. 7월 21일에는 김회장·미래우학재단·미래국제재단 등이 210억원 규모의 알앤엘바이오 BW를 추가로 매입(행사가 5617원)했다.
특이한 점은 김회장이 두번에 걸친 BW 매입과정에서 선이자를 받았다는 것이다. 첫번째 BW매입 당시 6월 2일100억원을 지급하면서 10일 뒤인 6월 12일에 이자 10%에 해당하는 금액10억원을 지급받았다. 7월 21일 210억원을 투입해 두번째 BW를 매입했지만 10일 뒤인 8월 1일 선이자 21억원을 지급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BW매입시기, 선이자지급시기, 알앤엘삼미 지분 매입시기 등을 살펴보면 김회장 등이 선이자로 지급받은 자금을 알앤엘삼미 주식매입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량의 주식매매 정보를 사전에 이해관계자들이 공유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실현했다면 이는 통정매매로 볼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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