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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제3의 회수시장 열릴까 내년 중소기업 전용시장 개설..."실질 운영안 마련 관건"

민경문 기자공개 2011-12-30 17:16:02

이 기사는 2011년 12월 30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내년도 중소기업주식 전문투자자 시장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벤처캐피탈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엑시트(자금 회수) 수단으로 코스닥 상장이 사실상 전부였던 만큼 이번 제도가 제3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 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현재 금융위는 제3시장의 수요기반 확대를 위해 벤처캐피탈 등을 투자자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여기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의 회수 시장으로서도 자리매김할 거란 기대감에서다.

현재 벤처캐피탈의 연간 투자 금액은 1조 원에 달하지만 회수 규모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을 통한 기업공개(IPO)가 엑시트 방안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설립 후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년이 넘는다. 상장 요건 역시 초기단계 중소기업들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인수합병(M&A)이나 세컨더리펀드(secondary fund)를 통한 방식도 있지만 성사율은 높지 않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SPAC) 역시 제도 도입 이후 제대로 된 엑시트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회수 실패에 따른 피해는 결국 해당 펀드에 투자한 유한책임사원(LP)에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난 2005년 개설된 장외거래시장인 프리보드 역시 사실상 '개점 휴업'이라는 지적이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처럼 경쟁 호가 매매가 도입돼야 하는데 규모가 작고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유명무실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리보드 기업 상당수가 거래소 퇴출 기업 혹은 부실 업체라는 점도 문제였다.

이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의 제도 도입은 회수 시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던 벤처캐피탈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3시장이 시장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운영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숙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비상장 신생기업 투자에 한해 증권회사의 차이니즈월(Chinese wall)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차이니즈월은 증권사의 기업금융 부서에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하더라도 자기자본을 통한 프리IPO 투자(상장 전 지분 투자)를 막는 장애물이 돼 왔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가 풀릴 경우 중소기업 초기단계에서 출자된 벤처캐피탈의 자금이 증권사를 통해 회수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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