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팬아시아펀드, 2011 펀딩 시장 '종결자' 펀딩액 비중 30% 달해..PEF 조성도 활발
민경문 기자공개 2012-01-11 1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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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벤처캐피탈 펀딩시장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국민연금의 팬아시아펀드(pan-asia)였다. 출자 규모(약 9000억원)도 가장 컸지만 45%한도내 아시아 지역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운용사 자리 8곳(벤처캐피탈 5곳, PEF 3곳)을 둘러싼 국내 벤처캐피탈간 선정 경쟁은 치열했다.벤처캐피탈 부문에서 운용사 선정의 영예를 거머쥔 주인공은 스틱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인터베스트였다.
지난해 말 조합 결성을 끝낸 5개 펀드의 총 약정액은 5300억원이 넘는다. 이는 지난해 전체 벤처 펀딩액(약 1조6000억원)의 30%대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 5곳은 펀딩 약정액 부문 국내 벤처캐피탈 순위에서 나란히 3~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385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며 국내 최대 벤처캐피탈의 위용을 자랑했다. 국민연금(940억)을 포함해, 군인공제회(100억), 사학연금(100억), 농협(100억), 한국벤처투자(70억) 등이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했다. 스틱은 운용사로서 75억원을 자체적으로 투입했다.
그동안 500억원 미만의 중소형 펀드에 치중하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팬아시아펀드를 통해 대형 펀드 운용사로서의 시험대에 올랐다. 인터베스트는 싱가포르 자금까지 조달하며 1100억 규모의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와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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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벤처캐피탈을 제외하고 해외 투자 경험이 미약한 수준이다. 약정액 중 45%한도로 가능한 해외 투자는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자칫 100% 국내 투자로 끝날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국내 벤처캐피탈의 글로벌화'라는 당초 설립 취지가 무색해진다. 해당 운용사로서도 펀드 소진 결과에 따라 국민연금의 눈도장을 찍느냐, 아예 눈밖에 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총 1431억원을 조달하며 벤처캐피탈 중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펀딩을 성사시켰다. 국민연금(크로스보더 펀드Ⅱ)과 정책금융공사(녹색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 부문)에서 각각 715억원 내외의 자금을 받았다. LB인베스트먼트는 NH투자증권과 짝을 이뤄 정책금융공사로부터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PEF는 설립 이후 처음이다. 구본천 대표가 이끌고 있는 L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펀드 자산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 300억원 규모의 벤처펀딩에 그쳤던 소빅창업투자는 총 1386억원을 조달하며 화려하게 부상했다. 무엇보다 역대 콘텐츠 조합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소빅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1236억원) 결성의 영향이 컸다. 이는 지난해 결성된 문화·콘텐츠 조합 전체 약정액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 동안 국내 영화나 드라마 제작 등에 투자하는 콘텐츠 펀드는 100억~3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번 펀드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모태펀드,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채널A, MBN 등이 각각 출자자로 나섰다.
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 부문에서는 단연 SBI인베스트먼트의 실적이 돋보였다. SBI PE, SBI홀딩스 등과 총 2835억원 규모의 국민연금 팬아시아펀드를 조성했다. 매칭을 위해 국내 LP들에 상당 부분을 의존해야 했던 여타 운용사와는 달리 일본 등 해외에서 나머지 자금을 조달했다. 서갑수 전 한국기술투자 회장의 횡령 이슈와 그 이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3년 가까이 펀딩 시장에서 외면당했던 SBI로서는 이번 팬아시아펀드 운용사 선정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다. SBI인베스트먼트는 300억원 규모의 한국IT펀드(KIF)운용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 벤처펀딩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던 아주IB투자는 지난해 총 1800억원 규모의 PEF설립을 끝마쳤다. 대신증권과 공동GP로 만든 정책금융공사 신성장동력펀드(1000억), 나우IB투자와 함께 국민연금에서 투자 받아 조성한 800억원 짜리 PEF였다.
정책금융공사와 함께 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PEF도 설립했다. 공동 GP로 나선 곳은 한화기술금융, KB인베스트먼트, 포스텍기술투자 등 세 곳이었다. 한화기술금융과 KB인베스트먼트도 매년 꾸준히 PEF를 조성하는 벤처캐피탈로 꼽힌다. IMM인베스트먼트는 IMM인베스트3호(450억)를 만들며 IMM PE와는 별도로 중소형 사모펀드 시장에서의 영역 구축에 나섰다.
벤처캐피탈은 지난해 정책금융공사와 우정사업본부에서 출자하는 PEF의 무한책임사원(GP)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전통 PEF운용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원익투자파트너스와 파트너스벤처캐피탈은 단독 GP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창업투자라는 본업을 등한시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펀드 사이즈를 키워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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