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창의, 자금이탈 가속...수익률 BM 15% 하회 수익률 따라 자문사 명암 교차
김경은 기자공개 2012-02-29 11:33:15
이 기사는 2012년 02월 29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및 유럽발 재정위기 재점화로 인해 자문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주식시장 급등락으로 고공행진하던 증권사 자문형 랩어카운트(이하 자문형랩)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자문형랩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시장을 아예 이탈하거나 일부 성과가 좋은 자문사로 갈아탔다. 특히 한국창의투자자문 등 시장의 주목을 받던 일부 자문사들은 자문형 랩 자금이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자문형랩은 지난 2010년 초만하더라도 1조원 수준에 머물었지만 코스피지수를 크게 아웃퍼폼한 탓에 불과 1년만에 5조2412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23%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2010년 자문형랩은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해 시장을 20~30% 웃도는 고수익을 냈다. 이같은 성과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던 자금이 들어오면서 자문형랩 잔고는 지난해 5월말 9조1824억원으로 불어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간판 펀드를 운용했던 서재형 대표가 이끄는 한국창의투자자문 역시 자문형랩이 한창 불붙던 2010년말 출발했다. 한달도 안돼 자문형랩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초기 수익률 관리 실패 및 시장 악화로 저조한 수익률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은 가속화됐다.
한국창의가 자문을 제공하는 자문형랩의 1년 수익률은 지난 27일 기준 -12%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3.6%)을 15%포인트 이상 밑돈다. 시장을 15%가량 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중순 부터다. 브레인투자자문은 같은 기간 6.3%, 세이에셋자산운용은 26%,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의 수익을 기록했다.
한국창의의 투자자문계약 잔고는 2011년 3월 1조4196억원까지 올랐지만 그 이후 6000억원 규모가 계약해지됐다. 2011년말 한국창의의 투자자문계약고는 8200억원이다. 일임계약 위주의 자문사들은 지난해 주식시장 폭락으로 기관들의 자금집행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자금이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창의는 투자일임계좌가 전체 수탁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정도로 낮아 자문계약 해지는 수익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임계약은 통상 1%의 운용보수 뿐 아니라 성과보수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문사들의 주요 수익원이다. 실제 대부분의 자문사 영업이익은 자문계약 수수료보다 일임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일임계약은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거래하고 이는 1년 이상의 트랙레코드가 필요한데, 영업을 시작한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은 한국창의는 자문형랩에 의존해 영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창의는 자문형랩이 붐을 일으키는 시기 출발해 첫 달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지만 이후 수익률 관리에 실패하면서 자산이 계속 줄고 있다"며 "특히 자문형랩 침체에도 불구하고 일임계좌로 버티는 다른 자문사들에 비해 수익기반이 취약하다"고 말했다.
|
◇포트폴리오 실시간 노출 탓에 수익률 관리가 관건
자문계약 해지로 수탁고 감소에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비단 한국창의만이 아니다. 자문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탁고를 기록하고 있는 브레인투자자문도 지난해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최근 브레인투자자문은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시장을 상회하는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 8월 폭락장 이후 한동안 자문형랩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10%이상 밑도는 저조한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인은 지난해 상반기 4조원의 자문계약을 기록했지만 하반기들어 1조5000억원의 계약 해지가 발생했다. 2011년 12월말 브레인의 자문계약잔고는 2조5325억원이다.
일임계약은 소폭 증가해 수수료 수입은 분기별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일임계약고는 자문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지만 지난해(2011.1월~2011.12월) 브레인은 일임을 통해 505억원을, 자문을 통해 519억원을 벌었다.
케이원투자자문은 1조원 수준의 자문계약고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일임계약 잔고도 꾸준하다. 자문형랩 순자산의 3분의 1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같은 계약고의 유지는 기존 가입자의 케이원에 대한 신뢰 뿐 아니라 이탈 자금의 대체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레인은 대형주 위주의 투자를 했지만 자금 운용 규모가 너무 컸던 탓에 시장 하락에 대응할 수 없었던 반면 케이원은 자금의 적정 사이즈를 유지했기 때문에 시장 하락에 대응하기가 쉬워 수익을 잘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창의는 장기투자 원칙을 고수하며 수익이 난 종목도 이익실현을 미루는 등 초기부터 수익률을 관리하지 못했다"며 "포트폴리오가 실시간 노출되는 자문형랩은 수익률에 따라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과 이탈이 즉각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