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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잇따른 대규모 조달 왜? 2월이어 3월에도 2천억 조달추진…유동성 보충차원인 듯

황철 기자공개 2012-03-02 10:36:40

이 기사는 2012년 03월 02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채권 발행 한달만에 또다시 대규모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기록적인 적자 시현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줄어들고 선박투자, 계열사 지원 등에 대규모 자금을 소모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상선 유동성은 최근 5년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현대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인수 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증권 우선주 약 1000억원 어치의 매각을 결정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재무·사업 상황을 볼 때 궁극적 목적은 고갈되고 있는 유동성 보충일 수밖에 없다.

◇ 5.70% 제시, 희망 수준 발행 가능할까

현대상선이 올 들어 두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3월말 3년물로 2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희망 금리는 5.70%를 제시했다. 현대상선 3년물 민평수익률 5.78%(KIS채권평가 기준)를 8bp 가량 하회한다. 지난달 발행한 178회차 채권(3년물) 표면금리 5.80%보다도 10bp 낮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서는 제시금리 수준의 발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 재무·사업안정성 저하는 차치하더라도 기발행 회사채 거래금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당장 잔존만기 2년 11개월 짜리 178회 채권만 해도 평균 거래수익률은 발행 때보다 6bp 높은 5.86%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상선1

잔존만기 감소를 감안하면 최초 투자자는 표면·유통금리차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됐다. 이번 발행물 희망금리 5.70%를 178회차 민평수익률에 단순 대입하면 적어도 20bp(금리차+잔존만기감안) 가까운 디스카운트를 처음부터 떠안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수단이 수수료 녹이기를 실시해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조달 목적은 분명치 않다. 시기나 규모로 보면 4월 만기도래하는 167-2회차 회사채(잔량 2003억원) 차환에 쓰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발행 때 이미 증권신고서상 자금사용 목적으로 언급한 바 있어 또다시 차환용도라고 공식화하기가 쉽지 않다. 5월과 7월 만기를 맞는 169회(777억원) 170회(1660억원)차 회사채 차환으로 신고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반얀트리호텔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인수예상금액은 약 1700억원이다. 현대상선과 함께 현대엘리베이터까지 비슷한 시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9일 1000억원의 채권을 찍을 계획이다.

◇ 현대상선 유동성, 5년래 최저

현대상선이 밝힐 이유가 무엇이건 이번 발행의 궁극적 목적은 유동성 보충일 수밖에 없다. 당장 현금 사정이 넉넉치 않다. 자금수요 역시 늘고 있어 조달 목적을 적시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670억원의 영업적자와 47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전년 대비 손익 변화는 -1조원에 이른다. 그만큼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줄었다는 뜻이다. 그 결과 현금성자산은 2010년 1조1928억원에서 65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5년 내 가장 적은 수준이다.

반면 총차입금은 6조원에 육박하고 1년 내 만기도래분도 1조1000억원 가량에 이른다. 보유 유동성만으로는 경상적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 여기에 올해 6800만 달러 규모의 선박투자와 남산반얀트리 인수 자금까지 감안하면 대규모 외부조달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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