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기업어음 1조 육박..급증 배경은? 잔액 9500억, 10월 6500억 순발행…하이마트 인수 직간접적 영향
황철 기자공개 2012-11-09 07:00:21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9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회사채·CP 등 시장성 조달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 8월 회사채 시장에서 78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딜을 성사한 데 이어 최근 CP로도 1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끌어 썼다. 하이마트 인수 등 공격적 확장 경영의 결과로 풀이된다.롯데쇼핑은 최근 몇 년간 현금창출력을 넘어서는 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 내 캐쉬 카우(Cash Cow)로서 그룹 차원의 확장 전략에도 선두에 서서 자금을 투입해 왔다.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부담이 내재해 있어 외부조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하이마트 지분 인수 직전, 대규모 순발행
8일 현재 롯데쇼핑 기업어음 잔액은 9500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10월 순발행량만 6500억 원에 달한다. 이 물량은 하이마트 지분 인수 직전인 10월22일~30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발행이 이뤄졌다.
하이마트 인수에 직접적으로 사용했다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현재 재무상황을 감안하면 간접적으로라도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31일 1조2481억 원을 들여 하이마트 지분을 인수했다.
하지만 내부 보유 현금만으로는 매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6월말 현재 롯데쇼핑 현금성자산은 1조424억 원. 여기에 8월7일 7800억 원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중 하이마트 지분 인수용으로 유보해둔 자금은 3983억 원. 내부 유동성을 모두 하이마트 지분 인수에 썼을 수도 있지만 그간 재무전략으로 봐서는 가능성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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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국내 유통사 중 유동성을 가장 많이 축적해 온 기업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대형 유통사들은 우수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보유 현금을 최소화해왔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이들과 달리 현금을 넉넉히 가져가는 전략을 펼쳐 왔다. 그룹 차원의 확장경영에 대비해 곳간을 채워둘 필요가 있기 때문.
이를 감안할 때 최근 기업어음 폭증은 하이마트 지분 인수와 직간접적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CP 잔량의 대부분이 보름 이하 짧은 만기로 구성돼 있어 추가 조달의 가능성도 크다. 8500억 원 어치는 연내 만기가 도래한다.
일단 결산기 단기차입금 축소를 위해 일시 상환 후 내년 초 차환 발행에 나서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대규모 공모채 발행을 통해 차입 장기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연말 투자자 북-오프(Book-Off)를 염두하면 조달 시기는 해를 넘길 공산이 크다.
◇ 투자부담 내재, 향후 조달 더욱 늘 듯
향후 투자 부담도 크다. 롯데쇼핑은 국내 최대 유통사업자로서 우수한 시장 지위와 영업현금창출력을 자랑해 왔다. 그러나 성장성 확보를 위해 국내외에서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상시적인 점포확장에 최근 몇년간 수천억~수조 원대 지분투자가 이어졌다.
2010년에만 1조3400억 원을 들여 GS리테일의 백화점·마트 부문을 인수하는 등 국내외 사업확장에 2조6000억 원을 쏟아 부었다. 올해에도 씨에스유통 인수에 2468억 원, 하이마트 지분 매입에 1조2481억 원을 들였다. 앞으로도 국내 백화점·대형마트 투자에 연간 1조 원 안팎의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제2롯데월드 건립 등 그룹 차원의 중장기 프로젝트 추진에도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해 차입금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총차입금은 6월말 현재 4조745억 원으로 2008년말(1조1190억 원)에 비해 3년여만에 4배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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