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창투-BMC인베스트, 공존 가능할까? 벤처·사모펀드 운용사와 콘텐츠 투자사로 이원화될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3-01-31 17:36:52
이 기사는 2013년 01월 31일 17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창업투자와 CJ방계 기업이 인수한 BMC인베스트먼트의 역할분담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문화 콘텐츠 분야에만 치중하던 벤처캐피탈인 까닭에 서로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공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다양한 시나리오 가운데 CJ창업투자는 벤처펀드와 사모투자펀드(PEF) 분야로 방향을 틀고 BMC인베스트먼트는 종전처럼 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탈로 남게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J창업투자는 그간 '탈 콘텐츠'를 외쳐 왔고 BMC인베스트먼트는 영화 상영관 광고 업체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있다.
◇ CJ창업투자-BMC인베스트먼트 "대체 뭐가 달라?"
2000년 설립된 CJ창업투자는 2011년 8월까지만 해도 지주회사인 CJ가 9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주회사가 금융회사 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이재현 CJ그룹 회장 개인 회사 C&I레저산업이 이 지분을 전량 인수, CJ그룹 계열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공정거래법 상으로는 CJ그룹 지배구조에서 CJ창업투자가 열외돼 있지만 투자조합 지분을 따져 보면 CJ그룹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2012년 12월 기준 CJ창업투자가 운용 중인 투자조합은 5개. 이 가운데 콘텐츠조합 4개(9, 11, 12, 14호)에는 CJ E&M과 CJ CGV 등이 10~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CJ창업투자의 펀드가 콘텐츠조합 일색인 것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보다는 CJ E&M이 제작하는 영화 제작비 조달 창구로 벤처캐피탈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짙다. 예컨데 CJ E&M이 펀드 약정액의 20~30%만 출자하더라도 문화부 모태펀드나 다른 콘텐츠 기업들의 출자를 받아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콘텐츠 투자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BMC인베스트먼트의 펀드에도 대부분 CJ의 미디어 계열사가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한 상황이다. 2012년 말 BMC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은 총 852억 원으로 펀드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CJ E&M과 CJ CGV의 출자 지분이 45%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CJ그룹 방계 기업이 굳이 BMC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BMC인베스트먼트의 운용인력을 스카우트 하거나 펀드만 양수하는 방법도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 벤처·사모펀드 운용사 - 콘텐츠 투자사로 이원화될 듯
CJ그룹과 이재현 회장 동생인 이재환 대표가 이끄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서로 각자의 길을 걷고 있기에 CJ창업투자와 BMC인베스트먼트 역시 별개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CJ창업투자의 존재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재환 대표가 독자적으로 벤처캐피탈 인수를 추진했고 콘텐츠 투자업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BMC인베스트먼트 인수에 앞서 이재현 회장과 이재환 대표의 상호 교감이 없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CJ계열사들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펀드를 다수 운용하는 BMC인베스트먼트를 CJ의 '윤허' 없이 인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역학관계를 고려한다면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BMC인베스트먼트 인수는 CJ그룹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설득력을 얻는다. CJ CGV가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상영관 광고를 독점하도록 배려한 것처럼 콘텐츠 투자 사업에서도 이재환 대표에게 상당한 자원을 배분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이로써 CJ창업투자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정책 자금을 끌어들이려는 수단으로 벤처캐피탈을 악용한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동안 CJ창업투자는 문화체육관광부 모태펀드 운용사로 선정될 때마다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왔고 때로는 역차별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대신 CJ창업투자는 정통 벤처캐피탈로 회귀할 개연성이 크다. 한화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인은식 대표를 영입한 것도 '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탈' 이라는 꼬리표를 지우기 위한 차원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조성 중인 CJ그룹 코퍼릿파트너십 펀드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벤처펀드 조성에도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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