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5월 29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밸류에이션(Valueation).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기업가치를 금전적으로 환산하는 작업이다. 밸류에이션이 어떻게 평가되느냐에 따라 취득하는 지분과 투자금 등 투자내역이 천차만별이다.밸류에이션은 데이터가 많을 수록 정확도가 올라간다. 유추할 수 있는 사건과 변동성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마치 기상관측 시스템과 비슷하다. 수백년간 축적된 날씨 기록과 이를 토대로 변수를 예측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가 있어 오늘날 날씨예보 정확도는 95%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갓 설립한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은 어떨까.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매출액 등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고려할 수 있는 요소는 창업자와 사업아이디어 정도에 그친다. 해당 창업자가 뛰어난 실력이나 경력을 가졌다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줄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과정에서는 이른바 '퉁치기'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퉁치기는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들의 밸류에이션을 일률적으로 '25억 원'으로 평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벤처캐피탈들은 5억 원으로 지분 20%를 취득하는 투자구조를 만들어냈다.
왜 하필 25억 원일까. 이에 대해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예외는 있겠지만 스타트업 인수합병(M&A)시 받게 되는 밸류에이션은 통상 50억 원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투자 당시 M&A를 염두에 둬 2배 수익을 기대하는 셈이다.
벤처캐피탈이 스타트업 투자시 M&A를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M&A는 10년 가까이 산전수전을 겪어도 가능할까 말까한 기업공개(IPO)에 비해 신속하고 확실한 엑시트 수단이다. 최근 NHN과 카카오, 나우콤 등이 적극적으로 벤처 M&A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배경이다.
퉁치기는 다음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타트업이 시리즈B(재투자)를 받으려고 할 때 항상 직전 투자 밸류에이션이 커다란 기준으로 작용한다. 잘못된 첫 단추 꿰기가 악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스타트업 기업들은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저기서 초기 기업 펀드가 결성돼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창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도전하는 이들을 응원하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와 같은 스타트업 성장세에 퉁치기는 초를 치는 격이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현실에 창업자 및 예비창업자들은 의욕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교한 밸류에이션이 이뤄져 창업 열풍이 식지 않고 시리즈B 등 성장단계별 견고한 밸류체인을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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