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롯데-현대정보, '한식구'인데 손익·재무는 롯데그룹 물량 한쪽에 몰려.."오너 일가 지분관계 원인" 지적

김장환 기자공개 2013-07-03 09:49:41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1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전산시스템(SI) 계열사인 현대정보기술이 수익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동종 계열인 롯데정보통신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정보기술은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1% 급감한 304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33억 원, 당기순손실 4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손실 폭이 각각 15억 원, 17억 원 늘었다.

현대정보기술의 수익성 부진은 2010년 들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그 해 말 100억 원의 영업손실, 12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전 근 3년 동안은 소폭이나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해왔다.

clip20130701142717

롯데정보통신으로 인수된 2011년에는 다시 손익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듯했다. 2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당기순이익도 흑자(20만 원)를 기록했다. 규모를 떠나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전년과 달리 흑자를 달성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실적에 긍정적 의미부여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손익은 다시 하락 추세를 보였다. 2012년 말 현대정보기술이 올린 매출액은 1895억 원으로 전년 보다 30억 가량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50억 원대 적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이익 역시 마이너스 64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롯데정보통신의 실적은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매출액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총 매출은 5124억 원으로 전년 보다 10.8% 증가했다.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규모는 521억 원. 해마다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 수년 간 롯데정보통신의 지속적인 매출 증대는 탄탄한 그룹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가 기반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007년 이후 지난 6년간 내부거래비율은 70% 이하로 내려선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이 기간 평균 내부거래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총 매출액에서 81.3%에 달하는 4165억 원을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렸다. 롯데쇼핑, 롯데카드 등 그룹 계열사가 주요 고객이 됐다. 같은 기간 수익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50억 원 늘어난 162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6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반면, 현대정보기술은 롯데그룹 계열로 편입된 2011년 이후 지난 2년 동안 내부물량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867억 원의 매출에서 내부 일감은 단 61억 원에 그친다. 지난해에는 42억 원으로 내부 일감이 더 줄었다. 내부거래비율은 각각 3.26%, 2.24%다.

현대정보기술은 그동안 내부일감을 받지 못한 이유로 사업 분야의 차이를 꼽았다. 현대정보기술 관계자는 "우리는 SOC(사회간접자본)와 의료에 특화돼 있고, 롯데정보통신은 해당 분야를 포함해 더욱 포괄적인 전산사업을 구축하고 있다"며 "기존에 지켜왔던 영역들이 있기 때문에 내부 물량이 다른 쪽으로 몰린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clip20130701143704

하지만 업계에서는 주주구성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현재 7개 그룹 계열사가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또 오너 일가 역시 주요 주주로 앉아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5%의 지분을 확보한 개인 최대주주이며, 뒤를 이어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4%),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3.5%)이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롯데정보통신이 52.3%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오너 일가로는 신영자 사장 지분이 유일하다. 그나마 보유 지분이 0.0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주주들의 몫이다.

재계관계자는 "오너 일가에 부가 돌아갈 수 있는 계열사에 내부 일감을 몰아주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롯데정보통신으로 주어진 물량이 현대정보기술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회사 인수 후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clip20130701142850

현대정보통신은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안정적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빠르게 나빠졌다. 유형자산을 지속적으로 처분하면서 부채비율만 늘렸다. 롯데그룹 계열로 인수되면서 고공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해마다 손익이 축소되고 재무구조가 악화돼 온 셈이다.

올해 1분기 말 연결재무 기준 현대정보기술의 부채비율은 214.8%로 롯데그룹 인수 직전인 2010년 말 비율(181.7%)보다 33.1%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총차입금은 612억 원으로 26억 원 늘었다. 상장사임에도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단 15억 원에 불과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