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7월 16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순자산 규모 1000억 원을 넘어서며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로 군림했던 '삼성투모로우증권투자신탁제1호(이하 삼성투모로우펀드)'. 금융위기를 거치며 10년 역사가 무색할 만큼 규모가 줄었다. 설정액이 100억 원도 채 안될 정도로 쪼그라 들었다.하지만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펀드 이름을 바꾸고 하우스 대표 매니저를 자리에 앉히면서 가치 투자의 정석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벤치마크 대비 월등해지고 있는 수익률은 재비상의 날개짓을 가볍게 하고 있다.
투자 철학은 명확하다. 매크로를 분석해 그에 걸맞는 종목을 고르는 게 아니다. 탑다운(Top-Down) 방식의 종목 선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기업 자체에 포커스를 두고 해당 기업의 방향성에 투자한다. 소비자 생활 패턴의 변화, 이로 인한 산업의 변화에 주목한다. 기업 분석의 달인, 애널리스트 출신이 매니저로 앉은 이유다.
◇ 탑다운 NO, 기업 자체에 포커스...애널 출신 매니저
캐치프레이즈가 'BUY Change'와 'BUY Tomorrow'다. 전자는 구조적 성장, 후자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의미한다. 삼성자산운용 코어주식팀이 정의하는 구조적 성장이란 향후 2~3년간 매년 20~30%씩 성장하는 것을 뜻한다. 통신과 미디어, 유통업종에서 일부 기업들이 이같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턴어라운드는 말 그대로 실적이 반등하는 기업이다.
이같은 종목을 집어 내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만 봐서는 불가능하다. 특정 기업을 장기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김경훈 팀장을 위시한 담당 매니저들이 애널리스트 출신이기에 가능하다. 김경훈 팀장 아래 김지운·홍지나 전임 역시 애널 출신이다.
김경훈 팀장은 "매크로를 포함한 시장의 변화는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세상의 변화가 시장의 변화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를 예로 들었다. 통신업계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변모하게 된 것은 LTE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적 개선은 요원해 보였다. 수천억 원을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LTE 선두주자임이 어필됐고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도 점차 늘어나 올해 이익은 분기별 1000억 원을 상회하고 있다. 더불어 전 정권이 통신업에 대한 강한 규제를 했다면 이번 정권은 최소화하는 입장인 것을 확인,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린 점이 유효했다. 지난해 말 처음 LG유플러스의 펀드내 비중(2.6%)이 상위 10위권에 들어온 이후 올 3월말 3.9%로까지 확대됐다. 그 사이 주가는 7000원 선에서 1만3000원 근처로 크게 올랐다.
김 팀장은 "LG유플러스의 경우 정권 교체에 따른 규제 변화와 더불어 LTE라는 핵심 경쟁력의 장착이 있었다"며 "구조적 성장의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매크로보다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업종을 쳐다보게 되면 숲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는 바로 '펀더멘털 로스컷(Fundermental Loss Cut)'이라 명명하는 시나리오 운용이다. 각 종목별 시나리오를 세워놓고 이를 벗어날 경우별로 대응 전략을 달리하는 것이다. 시그널이 오면 재빨리 기존 전략을 수정하면서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 확 바뀐 투자 색깔..통신·유통·보험 'Top PICK'
대부분 펀드가 그렇듯 '삼성투모로우'내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역시 삼성전자다. 지난 3월말 현재 21.39%로 평가금액으로는 20억6741억 원이다. 배당 성향이 높은 한국전력이 6.83%로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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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을 제외하면 펀드의 특색이 잘 드러난다. 통신과 유통, 보험 업종이 꾸준히 상위 10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GS리테일과 LG유플러스, 하나로텔레콤 등이 주인공이다.
특히 지난해 김경훈 팀장이 맡으면서 펀드내 종목 비중이 확실히 바뀌었다. 펀드 이름도 기존 '삼성밸류투펀드'에서 펀드 운용철학에 부합하는 미래 지향적인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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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에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003년 설정 이후로는 300%에 근접하면서 삼성운용의 대표펀드로 손색이 없다. 지난 15일 현재 6개월 수익률은 -3.83%, 1년 수익률은 7.48%를 기록하고 있다. 1년 기준 벤치마크 대비 5.83% 아웃퍼폼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벤치마크 대비 4.58% 아웃퍼폼이다. 유사펀드인 미래에셋솔로몬증권투자신탁의 1년 수익률이 -5.12%인 것을 감안하면 탁월한 성과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수익을 누적하고 있다 보면 된다.
◇ 빠져나간 자금 돌아올까..판매사 "숨겨진 알짜 펀드"
최대 약점은 규모. 지난 2007년 설정액 규모 500억 원(순자산 1000억 원)에 달했던 것이 금융위기 이후 썰물처럼 밀려나갔다. 이후 자금 유출 속도는 완만해졌으나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설정액 91억 원, 순자산 89억 원에 지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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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매니저가 바뀐 것일 수도 있다. 2003년 9월부터 이해균, 2005년 6월부터 서덕식, 2007년 9월부터 민수아, 2012년 2월부터 현재의 김경훈 팀장이 맡고 있다. 회전율은 2010년 164%에서 2011년 54%, 2012년 134%에 달하다 올해 58%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성장형 장기 투자를 잘 접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운용 자체적으로 반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매니저 교체와 더불어 '숨겨진 알짜 펀드'로 여기며 펀드 규모 확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운용 매니저의 능력도 탁월하고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펀드를 팔고 있는 증권사 관계자는 "매니저의 운용 철학이 명확한 가운데 5년 연속 유형내 상위 40등 이내 진입한 펀드"라며 "매니저 교체 이후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충분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투모로우펀드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한화투자증권 동양증권 KTB투자증권 하나은행 삼성생명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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