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HL그린파워 자산거래 '일거양득' 친환경차 부품 생산기반 강화..합작사는 235억 현금 확보
양정우 기자공개 2013-08-14 10:01:51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2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가 LG화학과 함께 설립한 HL그린파워의 자산을 매입하면서 일거 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친환경차 부품의 핵심 기지인 충주 공장의 기반을 견고하게 다졌고, 동시에 HL그린파워의 현금 부족을 해결했다.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1년 사이 HL그린파워가 소유한 충주 공장의 일부 부동산을 두차례에 걸쳐 총 235억 원에 사들였다. HL그린파워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51:49 지분율로 설립한 친환경차용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다.
현재 현대모비스와 HL그린파워는 충북 충주기업도시에 위치한 충주 공장에 함께 입주해있다. 현대모비스는 총 710억 원을 투자해 충주 공장을 설립했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의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친환경차 부품 생산의 일원화를 위해 HL그린파워도 충주 공장에 자리를 잡았다.
양 사가 함께 입주한 공장의 부동산을 사고 판 건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현대모비스는 장기적인 경영 전략상 충주 공장이 세워진 HL그린파워의 토지 일부를 사들일 필요가 있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토지 매입으로 그간 지출해왔던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거래를 통해 친환경차 핵심 부품의 생산 기반을 확고하게 다졌다. 충주 공장은 향후 친환경차의 수요 급증에 대비해 준공했다. 기존 친환경차 부품을 생산하던 의왕 공장의 4배 규모(건평 2만 6000m²)로 완공했으며, 하이브리드차 기준으로 연산 16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HL그린파워 역시도 이번 거래로 큰 수혜를 입었다. 지난 2010년 합작회사로 출범한 HL그린파워는 그간 자금 부족에 시달려왔다.
지난해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억 원으로, 전년 말까지 보유하고 있었던 189억 원을 대부분 소진했다. 9억 원은 현대모비스와 첫 번째 부동산 거래를 통해 확보한 122억 원이 포함한 금액이다.
물론 HL그린파워가 자금 고갈의 위기에 처했던 건 투자 때문이다. 지난해 유형자산을 취득하는 데만 총 349억 원을 사용했다. 지난 1월엔 신한은행으로부터 100억 원을 차입했고, 이후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와 두 번째 부동산 거래로 106억 원을 확보했다.
HL그린파워의 자금 고갈은 단순히 신생 회사의 자금 부족 문제가 아니었다. HL그린파워는 대주주인 현대모비스와 LG화학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에 대한 매출 비중은 99%, LG화학으로부터의 매입 비중은 81%에 달한다. HL그린파워는 LG화학에서 배터리 셀을 구입해 배터리 팩을 만들어 현대모비스에게 판매하고 있다.
HL그린파워는 해마다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매출채권과 매입채무가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매출채권은 380억 원을 기록해 전년말(176억 원)보다 119.5% 증가했고, 매입채무도 168억 원에서 355억 원으로 111.3% 늘었다. 단순 추산하면 9억 원의 현금을 보유한 가운데 현대모비스로부터 받을 돈이 약 378억 원, LG화학에게 줄 돈이 약 288억 원이었다. 양 투자사가 정반대의 입장에 놓여있었던 셈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현재 충주 공장에서 전기모터, 인버터·컨버터 등의 전력전자부품, 리튬 배터리모듈, 수소연료전지차용 연료전지 통합모듈 등 고부가가치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아반떼·포르테·쏘나타·K5 등 하이브리드차와 레이 전기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등에 장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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