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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프 경영 정상화와 IMM의 숙제

김동희 기자공개 2013-09-24 10:37:26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7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용 와이퍼 제조업체 캐프가 경영권 분쟁을 딛고 경영정상화에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IMM인베스트먼트(이하 IMM)가 경영권을 인수한지 4개월 만이다.

지난 2010년 캐프 보통주와 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600억 원을 투자한 IMM은 경영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지난 5월 경영권을 가져왔다.

인수이후 IMM은 '기업사냥꾼', '악덕사채업자' 등으로 몰리며 직원들과 갈등을 겪었다. 전 경영진이자 설립자인 고병헌 회장의 부실·방만 경영을 설명하고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소용없었다.

일부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에 힘을 보탰다. 협력업체들도 IMM 규탄 성명을 내며 반대했다. 지역발전에 기여한 캐프를 지켜야 한다며 지역 민심도 차갑게 돌아섰다. 새 경영진이 공장이 위치한 상주시내(경상북도)에 거주하기 힘들 정도였다.

생산 차질은 불가피했다. 2분기 매출은 예년보다 크게 줄었고 영업은 적자를 기록했다. 협력업체들마저 납품 결제대금을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면서 자금난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지난 7월 30일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대구지방법원이 고병헌 전 회장 등 5인이 제기한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고 회장측이 제시한 주주총회 절차와 풋옵션 등의 문제를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고 회장이 40억 원 규모의 횡령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IMM에 반대했던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은 다시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다행히 캐프의 경영은 하루가 다르게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현재 캐프는 성수기(8~12월)를 맞아 수주가 밀려들고 있다. 매출도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직원들 역시 야근도 마다하지 않은 채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부터가 IMM이 넘어야 할 산일지 모른다.

우선 아직 남아있는 소송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고 회장측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된 이후 대구고등법원에 즉각 항소했다. 이와 별도로 임시주주총회 부존재확인이라는 본안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의 가처분신청 결과를 볼 때 IMM이 유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노조나 협력업체와도 보다 끈끈한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불편했던 관계가 청산되긴 했지만 양측 모두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을 수 있다.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해결해주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투자회사로서 캐프를 통해 높은 수익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캐프는 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이미 글로벌 3위 안에 꼽히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투자전문회사인 IMM이 한국형 바이아웃(Buy-Out)의 모범사례를 만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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