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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NS, 전자 아닌 SDS와 합병한 까닭은 이재용 실탄 마련에 유리..일감몰아주기 과세도 회피

김장환 기자공개 2013-09-27 16:48:59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삼성SNS를 삼성SDS에 흡수합병시킨 이유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구도 완성을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삼성SDS 기업공개(IPO)를 통해 실탄을 마련하고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애초 업계에서는 삼성SNS의 합병이 거론돼오면서 삼성전자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봤다. 삼성SNS가 끌어오는 물량 자체가 대부분 삼성전자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거래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로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고 해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로 흡수합병할 경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합병 효과로 지분율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큰 변동이 생기기는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이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단 0.57%대에 그친다.

반면, 삼성SNS를 삼성SDS로 흡수합병하면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완성에는 유리한 면이 많다. 삼성SDS를 상장해 실탄을 마련하고 경영권 승계구도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을 때다. 삼성SNS 지분 45.69%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은 이번 합병으로 8.81%에 그쳤던 삼성SDS 지분율을 11.26%(870만 7784주)까지 올리게 됐다.

때문에 삼성SNS 흡수합병 이후 삼성SDS의 IPO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SDS는 이 부회장의 승계구도 완성을 위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계열사로 거론돼왔다. 삼성SDS의 지분율을 급격히 올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IPO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자금도 그만큼 많아지는 결과를 낳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로 인한 부담이 이 부회장에 직접 가해지고 있었다는 점도 이번 흡수합병의 이유 중 하나로 해석된다. 올해 안에 어떤 계열사가 됐든 삼성SNS의 합병이 이뤄질 것이란 해석이 꾸준히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 20%인 비상장사, 30% 이상 상장사 내부거래를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계열사로 확정될 경우 지분을 확보한 총수일가가 부의 부당이익을 편취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과징금 및 법적조치 등 고강도 규제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NS는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45.7%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35.47%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이고, 나머지는 개인주주 몫이다. 더불어 내부거래가 과도하게 높은 편에 속했다. 올해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삼성SNS의 총 매출은 2056억 원, 특수관계자거래는 871억 원으로 내부거래비율이 42.4%에 달했다.

이 부회장의 지분율과 내부거래비율을 보면 일감몰아주기에 따른 공정위 규제를 피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삼성SDS로 흡수합병되면 이 부회장은 이 같은 규제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규제를 받는 대주주 지분율의 하한선이 법 개정을 통해 낮아지더라도 IPO를 통해 구주매출을 하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업시너지 측면에서도 삼성전자보다는 삼성SDS로의 흡수합병이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NS는 그룹내에서 통신설비용역과 홈네트웍스 서비스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네트웍크 서비스 사업을 수주하면 삼성SNS가 이를 받아 시공하는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산통합서비스(SI)' 업종이라는 점에서 삼성SDS와 사업영역이 겹치는 면이 있다.

삼성SNS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 확대 움직임을 봤을 때도 삼성SDS와 합병이 더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삼성SDS는 국내 금융·서비스 IT 부문에서 철수하고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해외법인에서 올해 예상되는 매출규모는 총 매출의 40% 정도다. 삼성SNS는 삼성SDS가 완성해놓은 비슷한 영역의 해외사업 인프라를 토대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과거 삼성SDS가 삼성네트웍스를 분리했다가 재합병할 때도 삼성SNS(당시 서울통신기술)까지 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삼성SNS 관계자는 "흡수합병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밝히기도 어렵다"면서도 "국내 사업보다 해외 비중을 점차 늘려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고, 삼성SDS와 흡수합병하면서 해외사업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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