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첫 해외채에 투자자 '북적' BBB급 한국계 기업물, 희소성 부각…경쟁 이슈어 피해 타이밍 선점
한희연 기자공개 2013-10-24 08:51:05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2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가 국제채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한국물로서는 드문 BBB급의 SK브로드밴드 채권은 발행액의 무려 12배에 달하는 주문을 이끌어내 기염을 토했다.SK브로드밴드가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통신산업을 영위하고 있고 최근 국제채권 시장에 BBB급 공급이 부족해 많은 주문이 몰렸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금융 시장에서 한국물의 인기가 높은 후광도 무시할 수 없다.
시장 관계자들은 발행 시기를 잘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한국물 발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 후반을 피해 먼저 치고 나간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 이니셜 대비 30bp 낮춘 금리에 해외채권 데뷔 발행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1일 저녁 3억 달러의 유로본드(RegS) 프라이싱을 마쳤다. 채권의 만기는 5년이며, 최종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수익률(5T)+170bp'로 결정됐다. 쿠폰금리는 2.875%, 일드 수익률은 3.052%다. 채권의 납입일은 오는 29일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날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 채권 발행을 공식적으로 선언(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 절차를 시작했다. 이니셜 가이던스는 '5T+200bp(area)'로 제시됐다. 주문 북은 빠르게 쌓여 아시아시장에서 유럽시장으로 넘어갈 때 즈음엔 이미 30억 달러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해 오후 7시 경에는 '5T+175±5bp'로 가이던스가 수정됐다. 결국 이니셜 대비 30bp 낮은 금리에 최종 발행가격이 결정됐다.
미국 양적완화 조기축소 우려 이슈가 불거진 이후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이니셜 대비 최종 발행 금리가 대폭 낮아지는 경우는 최근 드물었다. 지난 17일 한국외환은행이 10년 만기 후순위채권을 이니셜 대비 30bp 낮은 가격으로 발행한 데 이어 또 한번 30bp 정도 금리를 낮추며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확인시켜 줬다는 설명이다.
발행 금리도 지나치게 낮지도, 높지도 않은 적정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번에 발행된 채권은 발행 직후인 22일 아시아 시장에서 4~5bp 가량 낮은 수준에 유통되고 있다.
주문은 최종 발행금액의 12배가 쌓였다. 투자자 주문은 총 232개 기관에서 들어왔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74%, 유럽이 1%를,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사 78%, 은행 12%, 보험 3%, 프라이빗뱅킹(PB) 7%의 비중을 나타냈다.
SK브로드밴드는 넘치는 주문에도 불구하고 발행규모를 늘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3억 달러(wil not grow)'로 명시해 증액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희소성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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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B급 기업물 희소성 부각…한국물 안전자산 인식도 긍정적 영향
이번 채권은 SK브로드밴드 이름으로는 사실상 해외채권 데뷔 발행이다. 이전 하나로텔레콤 시절 해외채권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이는 주로 하이일드 채권이었다. SK브로드밴드로 이름이 바뀐 이후 첫 해외채권 발행이었지만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인기 있는 기업물인데다 통신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인상은 이번 딜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국제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공기업과 금융기관 채권은 많았지만 기업물은 그동안 부족했고 특히 BBB급은 희소성이 있어 투자자가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데뷔발행이다 보니 금리수준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할지 어려움도 있었다. 비슷한 등급의 최근 한국계 발행물이나 SK텔레콤의 채권 등을 참고해 벤치마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의 연관성을 강하게 여기고 있어 채권 발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타이밍도 잘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따.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지만 한국물은 영향을 적게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이라고 여기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번 주 한국계 발행물들이 많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초에 발행을 감행한 선택도 좋았다. 미국 재정적자 문제와 중국의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다른 한국계 발행사들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치고 나온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가 과감한 선공(?)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로드쇼 과정에서 확인된 투자 수요를 믿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진행했던 아시아, 유럽 넌딜 로드쇼(NDR)에서 투자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며 높은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는 아시아에서만 40개 이상의 기관과 미팅을 가지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발행의 주관은 바클레이즈, 도이치증권, HSBC가 맡았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채권에 장기 신용등급 'BBB+'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피치도 이번 채권에 'BBB+' 등급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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