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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 LIG손보 인수 추진 배경은? 교차판매 등 시너지‥동양생명 매물 매력도 제고 효과 노림수

김일문 기자공개 2013-12-23 09:03:22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9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회사인 보고펀드가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 인수 검토를 공식화 한 가운데 인수 추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과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보험사 잠재 매물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보는 분위기다.

보고펀드가 밝힌 LIG손보 인수 추진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동양생명과의 시너지다. 생명보험회사 동양생명과 손해보험사인 LIG손보가 교차 판매를 통해 서로의 상품을 팔아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1사 전속주의로 영업사원(PA)이 다른 회사의 상품을 팔 수 없었지만 현재는 생보협회와 손보협회가 주관하는 교차 설계사 자격증 시험을 통과하면 서로 다른 이종 보험사 1곳을 지정해 해당 보험사의 상품을 팔 수 있다.

즉, LIG손보를 인수한 뒤 동양생명과의 손보-생보 상품 교차 판매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펀드의 생각이다.

결합상품 출시도 또 다른 시너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과 LIG손보가 강점을 갖고 있는 보험 상품을 결합시켜 판매하면 가입자 수를 더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LIG손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생보와 손보간 시너지 효과 보다는 보고펀드가 시장의 잠재 매물을 줄이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보험업과 손해보험업의 사업 형태가 다르긴 하지만, 동양생명의 잠재 인수후보군인 국내 금융그룹들의 보험업 강화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경쟁 매물로 비춰질 수 있는 점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보고펀드가 동양생명 대주주이고, 언젠가는 매각해야 할 자산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LIG손보 매각 입찰 참여를 '매물로서의 매력을 배가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있어 보인다.

현재 국내 은행계 금융그룹들은 그룹 내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가 균형잡혀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신한금융그룹 조차도, 이익기여도로 따지든 자산규모로 따지든, 그룹 내 신한은행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결국 국내 금융그룹들이 보험업을 비롯한 비은행 금융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보고펀드로서는 동양생명 하나보다는 국내에서 나름의 시장 지위를 가진 손해보험사 하나를 더 붙여서 패키지 매물로 내놓는다면 국내 금융그룹들이 더 관심을 기울일 것라 봤을 지 모른다.

또한 직접 인수 주체로 나설 동양생명의 자산운용 관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최근 몇년 사이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융기업들이 가장 힘겨워 하는 부분이 바로 자산운용 부분. 특히 장기자금을 굴려야 하는 생명보험회사의 고충은 상대적으로 더하다.

만약 동양생명이 LIG생명을 적정한 가격에 인수한다면 양질의 자산을 장기적으로 굴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근 동양생명이 동양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되면서 동양생명이 종속 금융회사를 편입하기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6000억원 이상으로 충분해졌다는 점도 또 한가지 이유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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