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2월 24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올해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해서다. 티웨이항공은 올 3분기 누적 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이스타항공도 올 상반기 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하지만 흑자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눈덩이 부실로 재무구조가 악화일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결손금은 각각 745억 원, 801억 원에 달하고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반짝 흑자에 안도하기에는 부실의 골이 너무 깊다.
양사의 열악한 재무구조는 대주주 탓이 크다. 넉넉지 않은 살림의 대주주들이 자금지원에 인색했던 까닭이다. 티웨이항공의 대주주 예림당은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00억 원대에 맴돌아 자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도 빠듯한 수준이다. 이스타항공의 사실상 대주주 나라케이아이씨도 무더기 적자가 이어지고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가고 있어 '제 코가 석자'인 상황이다.
애경그룹, 한진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각기 대주주로 두고 있는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다른 저가항공사들은사정이 나은 편이다. 앞선 대주주는 유상증자 방식 등으로 틈틈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주주를 등에 업은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은 일찌감치 흑자를 내며 턴어라운드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는 답보상태다. 도리어 부실이 대주주에게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올초부터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나라케이아이씨 사정은 더욱 나빠 이스타항공 부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눈앞에 뒀다. 저가항공사를 운영하는 예림당과 나라케이아이씨가 '독배를 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예림당과 나라케이아이씨가 저가항공사를 매각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예림당 등은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 산업은 한번 발을 디디면 빠져 나오기 쉽지 않다"며 "항공 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인지도를 손쉽게 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림당과 나라케이아이씨는 저가항공사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부랴부랴 재무적투자자(FI)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선 "경영권도 넘기지 않고 '밑 빠진 독'인 이들 저가항공사에 돈만 꿔줄 곳은 없다"고 평가한다. 예림당과 나라케이아이씨는 저가항공사의 동반 부실로 쇠락의 길을 걷는 대신 경영권 매각을 검토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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