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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맥주·생수에 힘 준다 [식음료업 리포트] 내년 4월 맥주사업 본격 전개, 생수 '삼다수' 입지 노려

신수아 기자공개 2014-01-03 08:12:23

이 기사는 2013년 12월 30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음료시장 1위의 입지를 지켜온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가 주류와 생수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내년초 자체 브랜드 맥주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어 최근에는 위탁판매 하던 생수업체의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미 생수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롯데아사히를 통해 맥주 제품의 마케팅과 유통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롯데칠성의 이 같은 기초체력이 향후 주류와 생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생수 사업 '삼다수 입지' 노린다

생수는 이미 롯데칠성 음료부문의 주요 아이템으로 자리매김 했다. 2012년 기준 연간 896억 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 3분기 까지 7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시스8.0'과 '백두산 하늘샘' 브랜드를 통해 생수 시장에 안착한 롯데칠성은 최근 '아이시스 DMZ 청정수'라는 브랜드를 생산하는 록인음료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칠성은 해당 브랜드의 유통을 담당해 온 바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해당 인수 건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만약 록인음료 인수가 마무리 될 경우 2ℓ기준으로 연간 1억20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공장을 손에 넣게 된다.

롯데칠성의 생수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장의 미묘한 변화에서 기인한다. 부동의 1위로 수 년간 입지를 다져온 '삼다수'의 유통 업체가 최근 농심에서 광동제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농심은 과거 라면을 통해 전국 각지의 유통망을 사실상 쥐고 있던 업체로 삼다수의 사업권을 확보한 이후 공격적으로 사업을 넓힌 바 있다"며 "롯데칠성의 유통망은 농심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아 생수 유통에도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롭게 삼다수의 사업권을 쥔 광동제약의 유통 역량은 롯데칠성을 압도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계열사를 통해 과자 등 전 제품의 유통망을 갖춘 롯데칠성은 소매점 유통에 강점이 있다.

이 관계자는 "생수의 경우 기존의 선호 제품을 주로 구입하는 경향이 있으나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높지는 않다"고 밝혔다. 일례로 분유처럼 제품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 가격 등에 상관없이 해당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와는 달리, 생수는 유통 점포에 해당 제품이 부재하거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대체재를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삼다수의 점유율은 35%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어 롯데칠성이 20.5%, 농심이 8.9%, 해태음료가 8%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다수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42.5%로 7.5% 포인트 떨어진 반면, 롯데칠성의 점유율은 18.8%에서 1.7%포인트 상승했다.

수입 생수 시장에서도 롯데칠성은 뛰어난 선점효과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은 'S.A. des Eaux Minerales Evian (SAEME)'와 2011년 에비앙의 5년 판권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앞선 롯데칠성 관계자는 "에비앙은 국내 수입 생수 시장 1위 제품으로 대략 연간 8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수년간 인지도를 쌓아온 에비앙은 시장 상황에 따른 부침이 적을 뿐 더러 최근 편의점 등 소매 유통망의 확대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칠성음료_품목별 매출 비중

◇ 프리미엄 맥주? 맥주 시장 지각변동 예고

롯데칠성은 맥주 시장의 지각변동도 예고하고 나섰다. 맥주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를 리드하며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2011년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을 추월하면서 경쟁 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롯데칠성은 2012년 부터 약 18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에 맥주공장을 신축하고 있으며, 내년 4월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구체적인 맥주 제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사히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프리미엄급 맥주를 선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4월 롯데칠성이 맥주시장에 진출하면서 2강 구도가 더 흔들릴 수 있다"며 "기존 소주사업을 바탕으로 한 영업 노하우와 풍부한 유통 역량을 갖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맥주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맥주가 각광받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9월 에일맥주를 선보인데 이어 오비맥주도 내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산 맥주에 대한 평가가 인색해지면서 수입맥주 시장의 성장을 저지하고 고급 맥주에 대한 수요를 잡기 위한 포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제 수입 프리미엄 맥주 시장은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해 현재 전체 맥주시장의 7.6%(매출액 기준 13.6%)를 차지하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이 이 같은 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제품을 준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아사히를 통해 수입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이 주류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칠성은 ㈜두산으로부터 ‘처음처럼' 브랜드의 소주사업부문을 인수하여 주류부문의 사업기반을 크게 제고했으며, 이후 꾸준한 점유율 상승을 통해 약 15% 내외의 소주 시장 점유율 지켜 온 바 있다.

롯데칠성_별도기준_2013_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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