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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다른 연기금과 분리평가 필요하다” [thebell interview]신성환 기금운용평가단장

이상균 기자공개 2014-03-07 12:52: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05일 1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기금운용평가단은 44개 연기금을 평가한다. 우선 각 연기금들이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정량평가를 진행한 뒤, 4월부터는 실사에 돌입한다.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연기금이 긴장하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올해 기금운용평가단장은 신성환 홍익대 교수(사진)가 맡았다. 지난 2년간 연기금 평가를 진행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는 연금과 재무관리 전문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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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단장은 평가대상 중에서도 국민주택기금과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운용규모가 10조 원이 넘는 이들 3개 기금의 운용체계를 가장 유심히 살펴볼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률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기금운용에 내재된 리스크를 내부에서 견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소수의 인력이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구조는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신 단장은 국토교통부가 별도의 투자풀을 구성해 국민주택기금을 운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획재정부가 연기금 투자풀을 이미 구축해 놓은 상황에서 국토교통부가 이와 비슷한 투자풀을 별도로 만들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스럽다"며 "물론 이 같은 결정은 각 소관부처가 판단하고 결정한 문제"라고 말했다.

신 단장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펀드 오브 펀드로 개별자산의 분배가 아닌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자산운용 경험이 거의 없고 자산운용사는 이해 상충 문제가 있어 펀드 오브 펀드 역할을 맡기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펀드 오브 펀드 기능만 전담하는 운용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올해 현실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기금운용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금운용평가단이 지적한 사항을 놓고 연기금들은 상당한 고심을 하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연기금들에게 단순히 지적만 할 게 아니라 해결책을 함께 제시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연기금이 운용을 하면서 규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실사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연기금이 제출한 보고서와 달리 운용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곳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신 단장은 "다른 연기금에 비해 운용규모가 큰 국민연금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민연금이 내부와 외부에서 많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기존 평가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국민연금에 대한 별도평가는 쉽지 않으며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신 단장은 연기금투자풀에 맡겨진 자금은 평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획재정부가 만든 연기금투자풀은 완벽한 제도라는 가정 하에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며 "연기금투자풀에 위탁된 자금의 운용성과는 평가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 단장은 평가대상은 아니지만 공제회의 투명성 확보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남의 돈을 받아서 운용하는 공제회가 수익률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공제회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수익률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단장은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최소한 5대 공제회라도 경영실태를 공개하고 외부기관으로부터 평가도 받도록 해야 한다"며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교수공제회 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남의 돈을 받아 운용하는 기관은 항상 선량한 관리자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선량한 관리자 의무를 다할수록 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담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남의 돈을 받아 운용하는 것이 마치 큰 힘을 지닌 것처럼 착각하는 문화가 남아있어 문제"라며 "운용에 자신이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른 전문가에 맡기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신성환 기금운용평가 단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슬로안 대학원 경영학 석사, 재무관리 박사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세계은행 재무정책실 선임재무역
△한국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
△한국연금학회 부회장
△PCA생명 사외이사
△한국재무학회 이사
△KB금융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자문위원
△금융위원회 시장효율화위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위원회,
△한국채권연구원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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