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상장 후 기업가치, 지속 증대 가능성 '글쎄' 실적흐름 저하, 주가상승 모멘텀 부족…재무레버리지 상승, 펀더멘털 훼손
황철 기자공개 2014-06-09 09:46: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공개(IPO)가 본격화하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 6조에서 최대 9조 원에 이르는 메가 딜(Mega Deal)인데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그러나 상장 이후 지속적인 기업가치 증대로 주가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향후 실질적 지주회사로서의 그룹 내 중요성, 우량 계열사에서 유입되는 배당수익과 지분법 이익 등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많지 않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레저·건설부문의 영업적자 지속으로 당분간 불안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지난해 양수한 패션부문 역시 아직은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의 영업력을 나타내고 있다.
FC(Food Cultuer) 부문을 제외한 패션·레저·건설 등이 모두 대표적인 경기민감 산업에 속해 있어 실적 가변성이 높다는 점도 부정적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여기에 패션사업 양수 과정에서 발생한 재무레버리지의 확대는 펀더멘털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경기민감산업 중심 사업재편, 아직은 득보다 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연말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약 1조 원을 들여 양수했다. 대신 건설부문의 빌딩관리사업을 4800억 원을 받고 에스원㈜에 양도했다. 주력사업인 FC부문(급식, 식자재 유통) 일체는 100% 자회사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해 물적분할했다. 당시 사업구조조정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후 삼성에버랜드의 사업·재무실적은 오히려 나빠졌다. 사업구조조정 초기라고는 하지만 시너지를 기대할 만한 재무적 특이점이나 전략상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올 1분기 삼성에버랜드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52억 원(자회사 삼성웰스토리 FC부문 포함)에 그쳤다. 최근 3년간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111억 원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레저부문의 수요감소와 건설사업의 경쟁심화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 1분기 레저부문(골프장, 테마파크)은 159억 원의 영업 및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건설부문(건축, 환경개발)의 경우 6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분기 실적 281억 원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을 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주급감과 원재료 비용 상승 등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던 건물관리부문의 양도 역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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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효과를 기대했던 패션사업은 261억 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데 그쳤다. 양수 이후 매출액 기준 최대 사업분야로 떠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
특히 패션사업 역시 내수경기에 민감한 산업이어서 레저·건설 부문과 비슷한 실적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 방어적인 성격이 강했던 건물관리부문을 떼 내고 패션사업을 양수한 것이 포트폴리오상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는 분석.
◇ 사업·지배구조 재편 과정, 재무레버리지 급상승
패션사업 양수와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늘어난 재무레버리지도 펀더멘털을 제약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에 대한 출자 역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성 하락과 재무구조 저하가 맞물릴 경우 상장 후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을 더욱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12월 1조1억 원을 들여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부문을 양수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자사주 매입에 약 7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출했다. 관련 자금의 상당부분을 외부조달로 충당해 지난해 연말 기준 총차입금은 2조3300억 원 이르렀다.
1분기 건물관리부문 양도로 4800억 원의 자금을 유입해 총차입금을 1조8306억 원까지 줄이긴 했다. 하지만 1411억 원에 불과한 현금성자산(1분기 말 기준)과 연간 2000억 원 정도의 EBITDA창출력과 비교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몇 년간의 저조한 실적 흐름으로 볼 때 영업을 통한 재무레버리지의 축소 역시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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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에버랜드는 2011년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지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출자한 금액은 2447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시장 안착에 예상 외로 시간이 걸리고 있어 적자 폭만 늘어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464억 원에 달했다. 당기순손실도 1408억 원에 이르렀다. 올 1분기 역시 140억 원, 141억 원의 영업·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 부진을 지속할 경우 대주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추가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버랜드에게는 주가를 제약할 또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한 점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이는 IPO 과정에서 공모가에 충분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러나 현재 사업구조와 실적 흐름을 볼 때 특단의 사업전략적 변화가 없는 이상 기업가치의 지속적인 증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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