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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육계사업, 자본잠식 해소 언제쯤 실적저하로 재무구조 악화..결손금 합계 221억

김선규 기자공개 2014-06-16 09:35: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1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의 육계사업 관련 계열사들이 잇따른 손실 누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자본잠식 해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납입자본금을 모두 소진한 데 이어 자본잠식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재무구조 훼손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사조그룹 계열사들이 전폭적으로 자금지원에 나섰지만, 손실만 눈덩이처럼 쌓여가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축산물 사료업을 하는 사조바이오피드와 조류 가공업을 하고 있는 사조팜스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액이 납입자본금을 하회하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각각 37%, 20%에 달한다.

양계 제조업을 맡고 있는 사조인티그레이션의 경우에는 지난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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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부실한 재무상태는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 때문이다. 2010년부터 육계산업이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수익성이 급감한 탓이다. 곡물가격 상승으로 사료비가 증가한 반면 육계회사들의 양적 위주 경쟁이 치열해 생계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사조그룹 양계기업들은 낮은 시장점유율과 시장지위로 경쟁사들보다 수익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그 결과 매년 이어진 무더기 손실로 이익잉여금은 전부 바닥나 버렸고 지난해 말 이들 기업의 결손금 합계는 221억 원에 달했다.

적자 지속으로 인한 영업현금흐름의 악화는 차입금의 증가로 이어졌다. 육계산업 특성상 높은 원가율을 견뎌내야 하는데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과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다 보니 차입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증권사 연구원은 "사조 육계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하림, 동우 등 주요 육계기업의 의존도에 비해 높다"며 "특히 현금창출력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 차입금상환 압력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비용 지출과 감가상각비 부담이 지속하면서 단기간 내 자본잠식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현재 여건에선 사조그룹 양계기업들이 올해 벌어들인 현금으로 이자비용을 갚기도 빠듯해 보인다. 관계사와 금융권으로부터 5.2~7.62%의 금리로 자금을 차입해 쓰고 해마다 15~20억 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장기간 자본잠식이 지속한다면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감도 커질 수 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비용이 증가해 차입 여건이 악화할 소지가 크다. 현재까지 관계사의 자금지원과 지급보증 덕분에 자금을 융통하고 있지만, 모기업이나 관계사들의 경영악화로 지원을 끊길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증권사 연구원은 "관계사들이 지원을 끊진 않겠지만, 추가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사조그룹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아 마냥 육계기업들에게 지원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사조 측은 최근 생계가격 상승과 곡물가격 하락으로 업황이 좋아져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부실의 골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모두 늘어났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높은 고정비를 감당할 만큼 시장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육계산업의 특성상 사료부터 사육,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인적네트워크와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사조 육계기업들은 이런 측면에서 타사에 비해 경쟁력이 약해 시장점유율을 쉽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조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하고 사업확장에 들어갔다. 식품, 축산, 레저 등의 사업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지만 육계산업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IB관계자는 "육계산업은 막강한 소매유통망을 보유한 롯데마저 뿌리내리지 못한 곳"이라며 "사조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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