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도 찍어도 모자란 LG전자債, 인기 비결은 [상반기 Big Issuer 분석]그룹 안정성 신뢰·적극적 시장소통·조달 적기 탐색 '삼박자'
황철 기자공개 2014-06-18 11:00:56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6일 1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공모 회사채 시장의 초대형 이슈어(Issuer)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상반기 발행액만 1조 원을 돌파해 NH농협금융지주와 함께 민간 기업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자체적으로도 지난해 연간 공모채 발행액 8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폭발적인 공급량을 이끈 것이 다름 아닌 풍부한 투자수요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회사채 수요예측에만 나서면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려 'LG전자하면 증액 발행'이라는 공식이 굳어져가고 있다.
조달 규모로 보나 투자 매력으로 보나 명실공이 최고의 발행사 대열에 들어선 것. 상시적인 투자를 수반하는 전자업종 특성상 앞으로도 대규모 조달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 공모채 발행액, 역대 최대 규모
LG전자는 올해 1조1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월과 5월 각각 5000억 원, 6000억 원씩을 조달했다. 단 두 번의 조달로 상반기 발행액 기준 NH농협금융지주(1조1900억 원) 다음으로 많은 비금융 일반 회사채(SB)를 시장에 풀어놓았다.
LG전자는 지난해 8000억 원어치의 공모 회사채를 찍었다. 사모사채도 5000억 원을 발행해 채권 시장에서 1조3000억 원을 조달했다. 공·사모를 합해 역대 최대 규모의 발행이었다. 올해 이에 버금가는 자금을 5개월만에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며 연내 이를 압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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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회사채의 폭증은 조달 의지 이상의 기관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LG전자의 최초 공모 규모는 실제 조달액의 절반 가량인 6000억 원. 회차별로 3000억 원씩이었다.
수요예측 참여 금액은 1월과 5월 각각 8000억 원, 8120억 원으로 경쟁률만 1:2.7 안팎에 달했다. LG전자는 이를 반영해 최초 목표의 최대 2배까지 증액해 빅 딜(big deal) 행진을 이어갔다.
LG전자 회사채는 과거부터 투자자들로부터 환대를 받아 왔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유통 물량이 타 우량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기관이 담을 수 있는 여유가 충분했다. 보수적 경영의 대명사인 LG그룹 자체가 갖는 상환 확실성에 대한 믿음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었다.
특히 크레딧 IR 등 사전 대면 접촉에 적극적으로 나서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끌어올렸다.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3년~15년까지 다양한 트랜치를 구성한 점 또한 수요예측 흥행의 비결이었다. 지난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더벨 심사위원단 선정 베스트 이슈어와 베스트 딜로 뽑힐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LIG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5개사를 주관단으로 선정해 꾸준히 손발을 맞춰 온 점 역시 성공적인 자금 유치의 원동력이 됐다.
◇ 찍을만큼 찍었다 VS 추가 발행 가능성 여전
LG전자는 상반기 채권 발행을 통해 차환 수요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뒀다. 이 때문에 하반기 추가적인 발행에 나설 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 LG전자의 공모채 만기 물량은 내년 7월까지 전무하다.
그러나 전자업종 특성상 상시적 투자가 필요해 대규모 자금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개별 기준 당기순손실이 이어지는 등 영업현금창출력이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현금흐름 역시 마이너스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수요만 충분하다면 추가 차입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채권의 경우 그룹 안정성이나 기업 자체의 성장성이 뛰어나 기관 투자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발행 시점이나 만기 구조를 정하는 데도 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타이밍을 잘 포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워낙 많은 물량이 풀려 속도 조절에 나설 수는 있지만 자금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시장상황만 괜찮다면 선제 조달을 이어갈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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