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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입찰가 10.5조, 컨소시엄 현금 '총동원' 수준 [한전 부지 인수전]기아차·모비스 등 합쳐 3.6조..단기금융상품 현금화 등 나설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4-09-18 15:20:1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8일 12: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낙찰가 10조 5500억 원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3개사(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현금 보유고를 뛰어넘는 금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회사는 잔금 납입을 위해 보유한 단기금융상품을 현금화하거나 다른 자산들에 대한 유동화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현대차 컨소시엄은 12조 5795억 원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7조 2378억 원, 기아차가 1조 1337억 원, 현대모비스가 4조 2080억 원 씩을 각각 갖고 있다. 입찰가를 컨소시엄 참여 3사가 동원 가능한 현금을 모두 합한 수준에서 산정한 셈이다.

하지만 이들 3개 회사가 순환 출자로 엮여 있다는 점에서 연결 대차대조표에 계상돼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고스란히 이들 회사가 보유한 '실탄'으로 간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순환출자 관계인 회사끼리 현금이 겹쳐 계상될 수 있는 데다,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계열사 등의 자산도 대차대조표에 함께 반영될 수 있어서다.

따라서 현대차 컨소시엄이 동원 가능한 현금 여력은 3개사의 별도 재무제표에 나타난 자산 상태를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3개사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합계는 3조 6841억 원이다. 보유 현금을 모두 동원하더라도 한국전력 부지 대금을 충당할 수 없다는 얘기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3개사가 자체 여력으로 한전 부지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결국 보유 자산 일부를 유동화하는 과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 회사의 자산 합계는 연결 기준 213조 원, 별도 기준 110조 원에 달해 보유 자산 일부를 유동화한다면 10조 5500억 원을 조달하는 게 무리는 아니다.

우선은 가장 빨리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의 상당 부분이 현금화돼 인수 대금 마련에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단기금융상품은 만기가 3개월~1년 사이로 잔금 납부 시기에 전후해 해당 상품을 해지할 경우 곧바로 현금으로 전환된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차 컨소시엄이 보유한 단기금융상품은 27조 684억 원(연결 기준)어치다. 현대차의 단기금융상품이 17조 9372억 원으로 가장 많고, 기아차가 5조 4020억 원, 현대모비스가 3조 7292억 원어치를 각각 갖고 있다.

단기금융상품 보유고를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만큼은 아니지만 연결 재무제표 대비 격차가 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3개사가 보유한 단기금융상품은 총 25조 8015억 원 어치다. 한전 부지 인수 대금을 컨소시엄 참여 3개사만 낸다고 가정하면 단기금융상품의 상당 부분이 현금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실탄'이 40조 원이고, 이를 활용해서만 부지 인수 대금을 충당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의 4분의 1 이상이 소진된다. 3개 기업의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면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의 3분의 1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자산들을 현금화할 것이라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대차 컨소시엄 참여 3개사는 연간 총 16조 원 이상 창출하는 순이익을 토대로 비어버린 곳간을 다시 채워넣어야 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8조 9935억 원, 현대모비스는 3조 3964억 원, 기아차는 3조 8170억 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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