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차 명분이냐, 삼성 실리냐…승자는? [한전부지 인수전]입찰하한가 막판 변수...부지 인수 등 총 투자금 10조 추산

길진홍 기자/ 양정우 기자공개 2014-09-18 08:15:24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7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17일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은 각각 한전부지 입찰을 공식 선언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주력 3사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입찰을 확정 지었다. 현대차그룹과 달리 그 동안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그룹도 이날 공식적으로 입찰 참여를 선언했다. 서울 노른자위 땅을 둘러싼 재계 1, 2위 기업의 ‘땅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재계의 관심은 누가 입찰 가격을 높게 썼느냐에 모아진다. 한전부지 입찰은 경쟁입찰방식으로 최고가격을 써낸 응찰자에 우선협상권이 주어진다. 서울시가 정한 마스터플랜의 테두리 내에서 기부체납 등 현금출혈을 얼마나 감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clip20140917184552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전경.

업계는 한전이 제시한 감정가가 3조 3346억 원으로 최소 응찰금액이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건물을 제외한 부지 감정가는 3조 2566억 원으로 3.3㎡당 1억 35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주변 상업지역 땅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입찰가를 3.3㎡당 2억 원으로 가정할 경우 전체 가격은 4조 8000억 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서울시 기부체납과 공사비 등을 감안할 경우 투자금액이 1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는 한전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조성 계획을 밝힌 현대차그룹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불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통합 사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사옥을 신축하고, 시의 요청을 수용해 호텔과 컨벤션센터, 문화시설 등의 국제업무 시설을 입주시킬 경우 수익성 크게 떨어진다.

서울시는 상업지역 용도변경 조건으로 전체 부지의 19%에 달하는 1만 5000㎡ 이상 면적에 전시·컨벤션·국제업무·관광숙박시설 등 국제업무 시설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모두 수용할 경우 비용이 과다 지출 될 수 있다. 수익성이 크게 제한되는 상황에서 입찰가를 무턱대고 높게 써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반면 삼성그룹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미 인근 서초동에 통합사옥을 갖고 있는 삼성그룹은 부지활용 방안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초고층 신사옥을 지어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를 별도로 입주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기존 코엑스(COEX)와 연계한 대형 컨벤션 중심의 복합 상업단지를 조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그룹답게 시의 개발 계획 틀에서 최대한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익사업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시의 계획과 융합하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했는지 여부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변수는 남아 있다. 최고가 낙찰가를 써내더라도 한전이 내부적으로 정한 입찰하한가를 넘지 못하면 입찰은 무효가 된다. 한전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입찰 하한가격을 정해뒀다. 하한가격은 결정권자인 담담 기획본부장(전무급)과 집행관 등 극소수만 알고 있다. 입찰하한가는 한전이 제시한 부지 감정가를 상회한다. 그러나 감정가가 상업지역 용도변경을 전제로 주변 시세 수준에서 책정된 만큼, 입찰하한가도 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한전부지 낙찰자는 내일 오전 윤곽이 드러난다. 한전은 18일 오전 10시 온비드 시스템 입찰함을 개찰하고, 낙찰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