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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 자발적 빅딜 `통했다` 한화의 삼성탈레스 인수 제안에서 시작‥양 그룹의 통큰 전략적 결단 높이 살만

김일문 기자공개 2014-11-26 01:24:26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6일 0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삼성테크윈을 비롯한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4개 계열사를 전격 매각키로 결정한 것은 두 그룹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는 비핵심 사업을 일거에 정리하는 셈이고, 한화그룹은 이들 기업들을 인수해 주력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묘수인 셈이다. 양자의 이해가 기막히게 맞물리면서 빅딜이 성사됐다는 평가다.

이번 딜의 시작은 한화그룹이 삼성측에 삼성탈레스 지분 인수를 제안하면서부터 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 방위 산업을 주력으로 삼아왔던 한화그룹이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방산을 그룹의 핵심 역량으로 키우기 위해 삼성탈레스 경영권 인수를 먼저 제안한 것이다.

삼성그룹은 한화그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삼성탈레스의 50%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인 삼성테크윈 지분을 인수해 줄 것을 한화그룹에 역제안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삼성이 역제안한 삼성테크윈이 삼성종합화학 지분 22.73%를 보유한 2대주주라는 점. 평소 석유화학 사업 고전에 속앓이를 해오던 삼성그룹으로서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탈레스까지 이번 거래에 포함시키며 판을 대폭 키우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배구조 개편과 동시에 비핵심 사업 매각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삼성그룹은 이번 기회에 삼성테크윈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까지 함께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한화그룹에게도 삼성의 역제안을 거부할 수 없게 되면서 양사의 빅딜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방위산업과 석유화학이 그룹의 핵심사업이었던 한화로서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거래 규모가 1조9000억 원에 달할 뿐만 아니라 그룹사간 사상 유래없는 계열사 일괄 매매라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두 그룹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대형 거래가 성사됐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간 이번 거래는 정부 주도가 아닌 순수 민간 기업간 자발적인 빅딜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과거 故 김대중 대통령의 시절 IMF 시기를 관통하면서 정부 주도의 빅딜 정책에 따라 반강제적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것과 달리 전략적 차원에서 대기업 집단간 자발적 교통정리가 이뤄졌다는 점은 성장 제일주의였던 국내 재벌 그룹의 경영 기조에 중대한 변화라는 평가다.

IMF 당시 김대중 정부는 대기업들의 과잉 중복 투자가 국가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5대 재벌 그룹의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LG그룹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반도체 부문을 현대에 넘기는 등 일부 그룹이 원치 않는 구조조정을 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간 이번 거래는 큰 틀에서 양사의 경영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며 "과거와 달리 자발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점에서 재계와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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