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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전략적 고민, 과감한 결단으로 한화, 이번 거래로 유화부문 강화하면서 다우케미칼 딜 참여 철회

이동훈 기자공개 2014-11-26 02:03:27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6일 02: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려는 삼성과 주력 사업을 강화하려는 한화의 전략적 고민이 합치하면서 이번 빅 딜이 성사될 수 있었다.

삼성은 그동안 비핵심 사업인 방산사업(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과 석유화학사업(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왔다. 사업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번번히 실패하면서 1등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삼성그룹에서 방산사업을 담당해왔던 삼성테크윈은 지속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해외 업체 인수를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최근에 추진했던 카메론인터내셔널(Cameron International Corporation)의 원심압축기 사업부(centrifugal compression unit)는 8억5000만 달러(약 8650억 원)의 금액을 제시한 잉거솔랜드(Ingersoll-Rand)에 뺏겼고, 지난해 관심을 가졌던 이탈리아의 원전업체 안살도 에네르기아(Ansaldo energia) 매각에서는 주저하다 본입찰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석유화학은 삼성그룹에 아픈 손가락이다.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계열사들이 LG를 이겼지만, 유일하게 못이긴 게 바로 석유화학 부분이다.

삼성그룹은 석유화학사업을 살려내기 위해 극적인 반전을 꾀했다. 삼성종합화학-삼성석유화학-삼성토탈 등 3개 회사의 합병을 시도한 것. 삼성토탈의 주요 생산품은 파라자일렌(PX)이다. 이는삼성석유화학이 생산하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원재료로, PX와 PTA의 생산규모를 조절하면 생산마진을 높여나갈 수 있어 인수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토탈에 삼성토탈 보유 지분 50%전부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토탈은 삼성에 제안을 거절했고, 3개 회사 합병이 무산됐다. 이후 삼성은 삼성토탈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토탈과 결별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 토탈의 반대로 무산되자 결국 삼성은 석유화학사업은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하고, 매각을 통해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화그룹은 이번 거래로 국내 방산사업 1위, 석유화학사업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거래가 그동안 한화가 주력 사업 강화를 추진했던 전략의 화룡점정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 강화를 위해 힘써왔다. KPX케미칼을 인수하거나, 다우케미칼 가성소다 사업부 인수에 참여한 것도 주력 사업 강화의 일환이었다.

다만, KPX케미칼은 워낙 규모가 작아서 당장 큰 효과를 내기에는 부족했고, 다우케미칼의 가성소다 사업부 인수의 경우 워낙 규모가 큰데다가, 인수 경쟁자도 쟁쟁해 인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였다.

주력 사업 강화 전략이 2% 부족하다고 여겨지던 가운데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인수는 한화의 가려운 곳을 한 번에 긁어주는 거래가 됐다. 한화그룹은 삼성 패키지 매물을 인수하면서, 다우케미칼 측에 입찰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삼성과 지분 합작을 통해 국내 사업에 진출한 탈레스와 토탈의 결정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두 회사 모두 삼성과의 이별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삼성프리미엄보다는 국내 방산사업 1등, 석유화학사업 1등이 더 실속을 차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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