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이해욱의 '힘' 무르익는 디벨로퍼 꿈 [2015 승부수]'2군 주택무대' 장벽 뚫어…호텔·임대사업 진출 공종 다각화 결실
길진홍 기자공개 2015-01-21 09:15: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5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은 최근 대형 건설사 가운데 공사종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곳이다. 지난해 여의도에 비즈니스호텔을 개장하고, 호텔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임대사업에도 손을 뻗쳤다. 해외에서는 보수적인 접근으로 수주를 지양하고, 국내 신규 분양을 늘리는 등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다.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보수적이고, 조용한 이미지와 달리 안에서 체질개선과 사업 다각화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도급사업 위주의 단순 시공을 지양하고, 공종 다변화를 통해 '디벨로퍼(Developer)' 영역에 한발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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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건축부문의 주력인 아파트 공사원가를 10% 이상 떨어뜨렸다. 3.3㎡당 380만 원대 공사비가 32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전용면적 85㎡(32평형) 규모 아파트 한 채당 들어가는 공사비가 1900만 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1000가구를 공급하면 190억가량의 비용이 절감된다. 대림산업이 올해 공급 예정인 주택은 18곳, 2만 2316가구. 대략 400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대림산업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투입비용은 떨어뜨렸지만 질은 오히려 향상됐다. 아파트 층간 소음을 줄이고, 결로가 없으며, 단열 기능이 강한 상품을 만들어 냈다. 사실상 2군 건설사인 주택전문업체의 원가 경쟁력을 무력화시켰다. 원가 절감 노하우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다만 외관특화를 최소화하고, 일자형 평면 설계 등으로 자재비용을 대폭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주택사업 진출은 더욱 파격적이다. 브랜드 인지도 훼손을 우려해 대형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공급을 꺼리고 있지만 대림산업은 선제적으로 관련 사업부를 꾸리고 임대사업을 준비했다. 임대사업은 초기에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 자금을 회수하는 데도 장기간 시간이 걸린다. 시간과 돈이 필요한 일이다. 건설업보다는 디벨로퍼의 영역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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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대림산업의 최근 일련의 변화가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있다. 단기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과감한 투자와 의사결정이 빛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이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 대리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위기관리 경험을 쌓은 그는 늘 체질개선과 원가혁신을 강조해 왔다. 대림산업의 아파트브랜드 'e-편한세상' 브랜드 론칭을 주도하는 등 주택사업에도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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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뒤로 주택 수주를 잠정 중단하고, 원가 절감 방안을 만들어내라고 주문했다. 그는 입주 차질로 준공 후 불꺼진 미분양 아파트가 발생하는 걸 수치로 여겼다. 비즈니스호텔 진출도 그의 작품이다. 이 부회장은 2010년 부회장 승진 후 외부의 개발사업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했다. 사업 타당성 조사와 부지 매입 등의 실무를 맡기고 호텔 사업 기반을 닦았다.
이 부회장은 또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아파트 공사비 절감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미분양을 최소화했다. 사업성이 내부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면서 주택수주 증가를 거들었다.
다만 해외 사업 위축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해외사업 수주액은 2조 6300억 원으로 목표치(6조 6500억 원)를 밑돌았다. 건축부문의 경우 해외수주가 중단되다시피 했다. 이는 부실을 우려해 깐깐한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이다. 지역 다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업무공백도 수주 감소를 거들었다. 국내 건축부문이 해외사업 공백을 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외 잠재 리스크 해소와 양질의 일감확보를 위해 이 부회장이 또 어떤 카드를 꺼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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