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중징계 후폭풍...사장·임원진 줄줄이 바뀌나 대표 교체 가능성 전망...조직개편 불가피
임정수 기자/ 민경문 기자공개 2015-02-04 10:35:14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2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징계 결정을 받은 신용평가업계가 변혁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개사 임직원에 대한 임직원 중징계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포함한 조직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2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의 중징계 대상은 신용평가 3개 사의 각 사 대표이사와 평가업무 총괄 임원, 평가담당 실장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에는 평정위원회에 소속돼 동양 계열사 신용등급 평가에 관여했던 평직원들도 중징계 대상이었으나, 여러 차례의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치면서 평직원에 대한 징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표이사나 평가총괄 임원 등 등기임원은 해임권고, 업무집행 정지, 문책적 경고 등 중징계를 받게 되면 법상 임원의 자격 요건에 결격 사유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추후 금융기관 재취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등기임원이 아닌 실장 등 평직원에는 법적인 불이익이 없다. 하지만 커리어에 상당한 오점을 남기게 된다.
금융위 승인 절차가 남아 있는 가운데 중징계 대상 임직원의 숫자는 지난해 6월 통보된 것보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각 신용평가사 경영진과 주요 평가 담당 임원들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지면서 이들의 거취는 불분명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중징계가 확정되면 올해 주주총회에서 3사의 대표이사가 모두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NICE신용평가의 경우 지난해 말 NICE디앤비 김용환 사장을 부사장으로 선임하며 징계 이후의 상황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상권 사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부 인사들의 전언이다.
윤인섭 한국기업평가 사장은 지난해 재임에 성공해 2016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하지만 금융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대표이사 활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대표이사 활동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퇴진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왕하 한국신용평가 사장은 2017년까지가 임기다. 약 2년을 남겨 둔 상태다. 조 대표도 같은 이유로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신평의 대주주인 무디스가 신임 대표를 내정해 놓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더불어 무디스에서 내부 감사와 살림을 맡을 재무총괄임원(CF0) 파견 얘기도 나온다.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 놓았다는 것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아직 새 대표 내정과 CFO 선임 여부에 대해서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징계 대상인 평가담당 총괄 임원의 거취도 주목된다. NICE신용평가와 한기평의 평가담당 임원은 지난해 이미 퇴사했다. 유일하게 현직으로 남아 있는 한신평도 교체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대표이사가 바뀌면 일부 인사와 조직개편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 당국의 권고 내용 등을 고려해 신용평가 프로세스와 그에 맞는 조직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한기평과 한신평의 경우 대주주인 피치와 무디스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평정과 관련한 신용평가사 내부의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사장 등 임원진이 상당 부분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관행으로 여겨졌던 불건전영업 관행이 그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은 기관 경징계로 끝났지만 또 한번 문제가 될 경우 해당 신평사는 아예 퇴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말 금융당국의 특별검사 실시 이후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 기조가 주를 이뤘다는 점도 신용평가사들이 내부적으로 몸 사리기에 나섰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 관계자는 "개별 신평사 연구원 입장에서도 이번 금융당국의 중징계 이후 조직이 더 이상 자신들을 보호해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커졌다"며 "평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슈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던 부분들이 상당수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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