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현대ENG 합병 효과 '2500억 수익' 합병 후 장부가 994억→3578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5-03-16 08:42: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1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 합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현대엠코 주요주주였던 현대글로비스가 합병 반대 급부로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을 얻게 됐고, 그 과정에서 사실상 자산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별도 기준)는 지난해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영업 외 기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외 물류 등 영업 활동을 통해 전년 대비 4.6% 증가한 42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 외 기타이익은 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현대글로비스는 임대료 수익과 자산처분이익, 외환차익 등 기타 수익으로 5498억 원을 벌었다. 전년도 2571억 원과 비교해 113.8%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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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가치 변동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월 현대엔지니어링(존속법인)과 현대엠코(소멸법인)가 합병되면서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요 주주가 됐다. 정의선 부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현대엠코 지분(24.96%)을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비스는 합병 대가로 현대엔지니어링 신주 71만 여 주(11.67%)를 받았다.
현대글로비스는 교부받은 합병 신주의 공정가치를 3578억 원으로 책정했다. 신주 발행의 토대가 된 현대엠코 지분 장부가액 994억 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엔지니어링(신주) 공정가치와 현대엠코(구주) 장부금액의 차액인 2584억 원 만큼을 관계기업투자주식 처분이익으로 인식했다. 이 주식처분 이익이 전체 기타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9%에 달한다.
수 천 억원 규모의 투자 차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65% 증가한 5762억 원을 기록했다.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2조 원을 넘어섰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정의선 부회장 승계 및 지배구조 재편 작업과 밀접히 맞닿아 있는 만큼 양 사 지분 가치 변화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엠코 합병 후 현대엔지니어링은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액 5조 2834억 원, 영업이익 3788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 계열사 맏형인 현대건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실적이다. 매출은 현대건설의 절반 수준이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앞섰다. 영업이익률이 7.2%로 현대건설(4.4%)보다 높았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11.67% 보유한 주요 주주다. 연결 실적 산정 시 현대엔지니어링을 지분법평가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 개선은 현대글로비스 실적에도 긍정적이다. 안정적인 내부 일감을 토대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지분법 이익 수혜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적통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두 회사 지분을 활용해 그룹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키움증권 조병희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시장에서 성장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해외 M&A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의 경우, 안정적으로 지분법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전략적 판단에 따라 M&A 등 신규 투자를 위한 종잣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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