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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리홈쿠첸, '2세 이대희' 시대 열린다 주식 교환 통한 지배력↑..동생 이중희 대표와 사업분리 가능성도

박창현 기자공개 2015-03-31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30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홈쿠첸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나서면서 오너 2세이자 최대 주주인 이대희 사장(사진)의 지배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별 독립 경영 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후속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전기밥솥 2위 업체인 리홈쿠첸은 최근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리홈쿠첸을 투자회사 '부방'과 사업회사 '쿠첸', '부방유통'으로 분리한 후, 부방을 지주사로 전환시키는 것이 골자다.

이대희
지주사 전환 결정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인물은 단연 이대희 사장이다. 이대희 사장은 창업자인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리홈쿠첸 지분 18.32%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현재 리홈쿠첸의 대표이사직도 역임하고 있다.

이 시장은 경기고등학교와 클락(CLACK)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 수출영업부와 부방 기획실을 거쳐 리홈쿠첸 전신인 부방테크론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2007년부터다. 당시 이 사장은 부방테크론 대표이사로 선임돼 주력 사업인 리빙 부문을 이끌었다.

이후 2009년 웅진쿠첸의 생활가전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속적인 외형 확장 노력에 힘입어 리홈쿠첸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재임 첫 해 2246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2010년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100억 대로 올라섰다.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오던 이 사장은 2012년 돌연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사퇴 후 줄곧 외국에 머물던 이 사장은 작년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복귀 후 리홈쿠첸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먼저 최고 경영진 진용이 바뀌었다. 이 사장 복귀 후 1년 동안 리홈쿠첸은 총 3차례에 걸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임기 만료에 따른 사임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모두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 사임한 경우였다.

작년 7월 삼성전자에서 중국영업 총괄을 맡다가 리홈쿠첸에 새둥지를 틀었던 강태융 대표이사가 일신상 사유로 사임했다. 이평희 대표이사 역시 한 달 뒤 똑같은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이평희 대표를 대신해 이사진에 합류한 삼성전자 연구임원 출신 구형모 대표이사도 대표직을 맡은지 7개월 만에 중도 사임했다.

업계는 잦은 대표이사 교체를 이 사장 측근 체제 구축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는 경영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이 꾸려졌다는 평가다. 이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상홍 대표는 신세계이마트 출신 인사로 리홈쿠첸이 안양이마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파트너 성격이 강하다. 이재성 공동 대표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리빙사업부 상품기획 담당 임원을 역임하면서 이대희 사장과 직접 손발을 맞혀본 경험이 있다. 현재 리홈쿠첸 임원들 가운데 재직 기간도 가장 길다.

동시에 선제적인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매출 기여도가 2%에 불과한 전자부품 사업부문이 타깃이 됐다. 리홈쿠첸은 작년 중국 전자부품 제조 계열사인 청도부방전자를 청산했다. 청도부방전자는 중국 등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 최근 3년 간 55억 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지주사 전환은 앞선 경영진 물갈이와 사업부 구조조정을 아우르는 이대희 체제 구축의 마지막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당장 부방그룹 전체 지배력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대희 사장의 리홈쿠첸 지분율은 18.32%다. 하지만 기업 분할 후 지주회사 유상증자와 사업회사 현물출자 절차가 진행도면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리홈쿠첸은 사업부 분할 후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현물 출자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사업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대가로 지주회사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다. 일반 주주의 경우 주식 상승 여지가 높은 사업회사 투자 선호도가 높은 반면 이 사장 등 지배주주들은 지주사 지분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지배주주들은 이 괴리만큼 그룹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동생인 이중희 제이원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전담 사업 및 경영 역할 구분이 더욱 명확해질 가능성도 크다. 이중희 대표(12.69%)는 이대희 사장에 이은 리홈쿠첸 개인 2대 주주다.

분할 후 이대희 사장은 가전 사업회사인 '쿠첸' 대표이사를 맡는다. 반면 이중희 대표는 유통 사업회사인 '부방유통' 이사진에 참여할 계획이다. 지주사 전환 후에도 이 같은 역할 분담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이대희 지배 체제 구축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고 볼 수 있다"며 "지주사 전환이 지배구조 변화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사업 분리 및 지분 정리 등에 대한 논의가 이미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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