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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 롯데 편입 첫채권 정보 미기재 발행사 주요 정보 미기재…금융당국 기업공시서식도 위배

황철 기자공개 2015-04-02 16:40:41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2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 편입 후 첫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며 증권신고서 상에 제대로 된 기업 정보를 공시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사업·재무·주주구성은 물론 재무제표와 소송·우발채무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중요한 기업정보를 통째로 기재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과 금융당국의 기업공시규정도 따르지 않은 부실 공시여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현대로지스틱스는 수요예측 당일까지 정정공시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완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불완전한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수요예측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 부실공시로 수요예측까지

현대로지스틱스는 4월10일 공모 회사채 300억 원 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오릭스롯데컨소시엄에 피인수된 이후 첫 채권이자 2013년 4월 후 2년 만의 발행이다. 한화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2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3월3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투자자에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그런데 이들이 제출한 신고서는 지나치게 간소했다. '제1부 모집 또는 매출에 관한 사항'은 여느 채무증권 신고서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제2부 발행인에 관한 사항'에는 아무런 내용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

'발행인에 관한 사항'에는 금융당국의 공시 규정에 따라 일반적으로 회사의 개요와 사업·재무·감사의견은 물론 이사회·계열회사·주주구성 등 회사의 중요 정보가 수록된다. 최근 재무제표와 소송사건, 담보설정, 채무보증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중요한 신용 정보까지 기재하게 돼 있다.

하지만 현대로지스틱스는 '제2부 발행인에 관한 사항'에 "참조방식에 의한 기재의 경우"라는 생소한 말 한 줄만 적어 놓았을 뿐이었다. 일반 채무증권 신고서에서 본 페이지에 이를 생략한 발생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같은 행태에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신고서 상 외에 투자자의 정보접근성을 담보할 만한 방편을 마련한 경우에 한해 '참조방식 기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미 제출한 증권신고서 또는 사업보고서의 기재사항 또는 첨부서류를 참조하는 경우" 이를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참조사항을 투자자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보 접근 방법을 증권신고서 상에 명시하도록 했다.

기업공시 규정에는 "제2부 발행인에 관한 사항 중 -Ⅰ. 회사의 개요 - Ⅸ.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의 내용은 ××××년 ××월 ××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부터 ××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등의 작성 방법을 명시해 시행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로지스틱스는 '참조방식에 의한 기재의 경우'란 한 줄만 적어놓았을 뿐,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어떤 통로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부실 공시는 물론 자본시장법과 금융당국의 규정에도 어긋나는 대목.

현대로지스틱스 부실 공시

◇ 규정 상 근거 준용해도 불성실 공시 지적

이번 현대로지스틱스처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참조방식 기재'를 활용하는 곳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가 일괄신고를 통해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할 때 주로 사용하고 있다.

증권사 파생결합증권은 수시로 신고와 동시에 발행에 나서고 있어 양식을 간략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금융당국의 규정에 따라 그 이유를 밝히고, 관련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적어둔다.

A 증권사의 신고서에는 [참조방식에 의한 기재의 경우]와 관련해 위의 표와 같이 기술해 두었다.

반면 발행이 상대적으로 드물고 수요예측까지 진행해야 하는 일반 회사채 발행 기업에서는 이 같은 사례조차 거의 없다. 일괄신고를 채택한 여신전문금융사나 일부 공기업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거의 모든 기업이 증권신고서의 본 페이지에 발행사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역시 롯데그룹 편입 이전만 해도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증권신고서에 본 페이지에 관련한 정보를 자세히 적어 뒀었다.

롯데 계열은 과거부터 재무제표를 한자로 작성하거나 모호한 계정분류 등으로 공시 투명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회사채 증권신고서에도 정보가 미진해 정정요구를 받은 적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이를 피하기 위해 공모채 대신 사모사채를 발행하거나 일본 자본시장으로의 이전을 준비하는 계열사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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