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디딤돌 '모태펀드', 창업 열풍 이끌다 [스타트업 전성시대①]모태 약정조합 30%, 초기기업 투자···벤처기업수도 동반 증가
김동희 기자공개 2015-04-29 08:49:52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7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월 국내 벤처기업 숫자가 처음으로 3만 개를 넘어섰다. 10년 전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간 신설법인수도 2004년 4만 8585개에서 작년 말 8만 4697개로 68.4% 늘었다. 2000년대 초반의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시들해졌던 창업 열기가 정부의 각종 정책지원에 힘입어 다시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정부는 대기업 주도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부딪치고 청년 실업률마저 높아지자 창업·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융자중심의 기업 지원 정책을 투자 위주로 바꿔 나가면서 창업열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태펀드 운영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이 같은 정부 정책을 최일선에서 수행하며 기업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민간 투자자와 함께 지원이 필요한 산업과 기업에 효과적으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자금을 분배한다.
그 중에서도 신생 창업기업(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은 한국벤처투자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설립이후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창업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의 스타트업 설립 열기도 한국벤처투자의 꾸준한 지원이 밑거름이 됐다.
한국벤처투자가 만들어진 2005년을 전후해 창업 3년이내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6.7배나 증가했다. 전문적으로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조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2004년까지 없었던 창업초기 조합은 2005년 2개가 생겼다. 이후 2008년까지 꾸준하게 1~3개의 조합이 만들어졌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이 쏟아진 2009년 이후부터는 창업초기 조합 비중이 전체 벤처조합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정보통신(기술)의 변화로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아이디어만으로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말에도 한국벤처투자는 전체 4121억 원의 출자약정금액중 28.63%인 1180억 원을 창업초기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드는 데 지원했다.
창업초기조합이 늘면서 혜택을 받는 기업도 증가했다. 2004년 7개 초기기업에 39억 원을 투자했던 벤처캐피탈들은 2005년 26개 기업에 264억 원을 투자했다. 2009년 이후에는 매년 150개 이상의 기업에 20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체 벤처캐피탈이 투자하는 금액의 30% 수준을 초기기업에 넣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자금이 가장 많았던 작년에는 305개 기업에 4028억 원이 투자됐다.
한국벤처투자의 지원이 늘자 국내 벤처기업도 동반 증가했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1년 처음으로 1만 1392곳에 달했던 벤처기업은 이후 2004년까지 꾸준히 감소해 7967개로 줄었다.
한국벤처투자가 만들어진 2005년 벤처기업이 다시 9732개로 증가하더니 2006년 다시 1만 2218개로 늘었다. 이후에는 매년 2000개의 벤처기업이 신설돼 지난해 말 2만 9910개를 기록했다. 올 1월에는 140곳이 늘어 처음으로 벤처기업 3만 개 시대를 열었다.
그 동안 꾸준하게 투자를 집중해온 한국벤처투자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이 IT기술의 진화와 맞물려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모태펀드가 만들어진 이후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바뀐 것은 분명하다"며 "지금은 성공하는 초기기업인 나오면서 정책자금 뿐 아니라 민간 투자금이 유입되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가 정부의 각종 정책자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마냥 초기기업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투자 위험이 높아 다른 벤처조합보다 수익률 달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청산한 벤처조합 가운데 플러스의 내부수익률(IRR)을 달성한 조합이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다음카카오'와 같이 초기기업이 어엿한 국내 대표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늘면서 대박 수익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에 15억 원을 초기 투자해 22배에 달하는 330억 원 회수했다. 성과보수로는 약 50억 원을 챙겼다.
'블레이드'로 알려진 네시삼십삼분 역시 성공적인 회수가 예상되고 있으며 바이오업종에서도 바디텍메드를 비롯해 다양한 초기기업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스타트업 투자는 정책적인 지원의 의미가 크지만 최근에는 수익도 나쁘지 않다"며 "투자가 늘면서 민간 차원의 각종 창업경진대회나 창업 교육과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동반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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