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02일 07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이달 월례조회는 특별했다. 통상 CEO가 나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격려와 당부의 말이 담긴 조회사를 읽는 것이 은행권의 기존 월례 조회 형식이다. 하지만 지난 1일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7월 조회에서 프레젠테이션(PT)을 활용, 본인의 경영철학을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월례조회 형식 파괴는 조 행장의 격의없는 소통과 실용적인 성향을 그대로 대변한다. 조 행장은 행장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두루두루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고 있다고 평가돼 왔다.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격의 없이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그의 소통 스타일 덕에 '작은 형', '동네 삼촌' 등의 별명까지 나왔다.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실용성을 중시한다. 조 행장 취임 후 임원들은 '대면보고'가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굳이 대면하지 않아도 될 사안은 이메일이나 전화 보고로 대신하도록 한 지 오래다. 회의 때 뿐 아니라 이동시에도 태블릿PC를 활용, 보고 내용을 체크하고 빠르게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이런 조 행장의 스타일이 경영방침에서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연초부터 국민과 우리은행 등 경쟁은행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신한은행은 자신만의 속도를 지켜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조 행장은 이날 조회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했다. 기업 부문에도 내부통제팀을 신설, 영업점의 리스크 요인을 더욱 꼼꼼히 살펴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영업점 체제 개편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겠다는 같은 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조회사와는 대조적이다. 영업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손비용을 줄여 순이익 하락폭을 최대한 방어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실리를 꾀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신한은행이 업계 1위 순이익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데는 대손비용 통제가 일등공신이었다. 영업수익 면에서는 업계 1위가 아니었지만 대손상각비가 월등히 낮아 결과적으로 당기순이익 하락을 성공적으로 방어한 것이다.
조 행장의 소탈한 리더십은 지난 석 달간 갑작스런 CEO교체로 인한 조직 내 혼란을 빠르게 안정시키는데 유효했다. 그리고 이제는 실용성을 강조한 경영방침을 조직에 녹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은행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조용병 호가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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