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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M&A, 우리銀 '버티기'..채권단 '답답' 매각합의서 날인 지연, IMM 인수 악영향 우려

한형주 기자공개 2015-07-31 08:42:23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4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을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는 안건이 채권단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둔 가운데 우리은행이 버티기로 일관해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평소 이번 거래를 탐탁치 않게 여겨온 우리은행이 비토를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등은 "우리은행이 최소한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딜이 진행된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24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 채권단은 지난 21일 내부 회의를 열고 경영권을 포함한 회사 지분을 IMM PE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후 간사인 하나은행이 '대한전선 매각안 가결 및 합의서 날인 통지' 공문을 전 채권단에 발송했다. 앞서 상정한 매각안이 합당한 것으로 결론 났으니 도장을 찍어 달라는 게 문서내용의 골자다. 이제 은행들의 날인만 받으면 감자와 증자 등 대한전선 매각 후속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다.

최근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주 이뤄진 표결에서 이미 채권단의 85.3%가 IMM PE로의 매각에 찬성표를 던졌다. 정족수인 75%를 가뿐히 넘어섰다. 나머지 14.7%는 우리은행의 몫이다. 다시 말해 우리은행을 뺀 모든 채권은행들이 IMM의 대한전선 인수를 지지했다.

문제는 우리은행의 대응 방식이다. 아예 투표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체 여신심사위원회에 부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종 의사결정까지 가려면 채권 담당부서가 심사부와의 협의를 거쳐 여신위에 안건을 올려야 하는데 첫 단계부터 막히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채권단 내에서 "우리은행 실무진이 임무를 회피하고 있다"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IMM PE가 제안한 인수구조 전반에 걸쳐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과 하나은행이 합의한 대한전선 매각안은 △채권 만기 5년 연장(2020년까지) 및 금리 인하 △80% 감자(액면가 2500원→500원) △3000억 원 유상증자(IMM 참여) △800억 원 추가 출자전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증자금액 가운데 1000억 원은 채무를 갚는 데 쓰인다. 남은 2000억 원 어치는 대체로 대한전선의 유보금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IMM PE의 투자금(3000억 원) 중 일부만 채무 상환에 활용되는 점 △출자전환을 또 해줘야 하는 점 △이자율을 깎는 점 등 대부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에 더해 "우리는 담보채권자"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채권자들보다 권리를 더 인정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담보권이 있는 채권은 변제 대상에서 무담보채권(일반회생채권)보다 선순위다. 우리은행은 대한전선이 보유한 씨앤앰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논리들을 내세워 "IMM이 제시한 조건이 과거 한앤컴퍼니보다 나은 게 뭐냐"고 반발했다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채권단은 혹여 우리은행이 "도장도 안 찍겠다"고 버티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매각안 가결을 통지한 이상 반대자라 해도 계약상 무조건 채권단 결정을 따르게 돼 있다. 하지만 그간 우리은행의 성향으로 볼 때 시간을 질질 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현재 하나은행이 우리은행 측에 내부적으로 품의라도 올려줄 것을 지속적으로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행보엔 '계속 압박하면 뭔가 받아낼 수 있다'는 계산속도 있는 것 같다"며 "날인 의무가 발생한 만큼 우리은행에게도 달리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지만, 자칫 딜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은 오는 10월 전 딜 클로징(잔금 납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KDB산업은행(16.6%), 우리은행(14.7%), 하나은행(14%), 외환은행(12.8%), 국민은행(11%), 농협은행(10.6%), 신한은행(9.1%), 한국수출입은행(7%),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2.2%), 광주은행(2%)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거래 주관은 하나대투증권과 JP모간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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