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국내 신용등급 아웃룩 개선도 초읽기? 2분기 역대급 실적, 재무트리거 충족…'안정적' 전망 회복 청신호
황철 기자공개 2015-07-30 06:34: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8일 0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첫 영업적자의 충격에서 벗어나 2분기 초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놨다. 분기 기준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은 시장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수준이었다. 상반기 EBITDA도 1.8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근접했다.국내외 신용평가업계가 제기한 저조한 수익창출력과 업황 회복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만한 성과. SK이노베이션 신용위험의 핵심 중 하나인 차입부담도 빠르고 줄고 있다. 국내외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강력한 구조조정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이같은 노력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줬다. 무디스는 지난해 연말 낮췄던 글로벌 신용등급을 불과 8개월만에 원점으로 되돌렸다. 남은 것은 국내 신용등급(AA+)에 붙어 있는 '부정적' 전망을 떼낼 수 있냐는 것.
시장에서는 1분기 턴 어라운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은 실적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운전자본 부담 완화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을 지속할 경우 재무레버리지 축소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초우량 신용등급인 AA+를 안전하게 지킬만한 재무구조에 가까이 다가섰다는 분석. 이르면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는 시점에 신용등급 아웃룩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기에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 상반기 EBITDA 1.8조, 역대 최대 규모 근접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 기준 12조9983억원 매출과 987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두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이익 규모다. 1분기 3212억원의 영업흑자로 턴 어라운드에 성공한 이후 실적 개선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5875억원에 달했다. 이를 포함한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3091억원, 8918억원으로 초호황기였던 2011년 이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상반기 EBITDA는 무려 1조7693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에 근접했다.
|
2015년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달아 중단기적 하향 가능성을 시사한 국내 신평사를 머쓱하게 할 만한 호실적이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과 6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하지만 '부정적' 전망을 달아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 전망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
불과 한두 달 전 신평사가 문제로 삼은 것은 영업현금창출력 약화였다. 핵심 사업인 정유업황 회복의 불확실성도 '부정적' 아웃룩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거 투자 확대로 인한 차입부담 증가 역시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 상반기 실적만으로 연간 기준 '안정적' 전망 트리거 충족
국내 신용평가사가 향후 등급이나 아웃룩 조정의 관건으로 지목한 핵심 지표 역시 영업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차입금 커버리지 능력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연결 기준 '순차입금/EBITDA'를, 한기평이 '연결 기준 조정차입금/OCF'를 래이팅 트리거(Rating Trigger)로 제시한 이유다.
일단 상반기 실적만 보면 신용등급 하향 위험에서는 거의 완전히 벗어난 듯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연결 기준 '순차입금/EBITDA 4배 초과'를 등급 하향 고려의 조건으로 달았다. 역으로 관련 지표가 3배 미만으로 회복할 경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돌려 놓을 수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은 6조3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말 7조8542억원에서 반 년만에 1.5조원이나 줄었다. 이 역시 영업력 회복에 따른 현금창출력 확대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EBITDA는 1조769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역시 2011년 상반기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연간 EBITDA 5537억원의 3배에 이르는 실적을 6개월만에 달성한 것. 여기에 페루 수송법인 지분 매각(6월), 사우디 국영화학기업 SABIC과 넥슬렌부문 합작투자(지분처분 형태)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가 붙었다.
상반기 EBITDA만으로도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서는 상당부분 벗어나게 됐다. '순차입금/EBITDA' 배율은 3.6배로 하향 트리거인 4배를 하회한다. 하반기 적자 전환으로 EBITDA를 까먹지만 않아도 등급 강등의 수모는 면할 수 있다는 것.
하반기 또한 지금과 같은 호실적을 이어갈 경우 신용등급의 안정성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상반기의 절반 가량인 8000~9000억원 가량의 EBITDA만 달성해도 연간 환산 2조6000억원~2조70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경우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2.3배~2.4배로 떨어진다. '안정적' 전망으로의 회귀 조건을 넉넉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눈높이를 확 낮춰 하반기 EBITDA가 상반기의 약 1/4 수준인 4500억원만 맞춰도 래이팅 트리거인 '순차입금/EBITDA' 3배를 충촉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흑자 창출과 차입금 축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안정적' 전망으로의 회복 조건은 충분히 맞출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
한기평이 제시한 '조정차입금/OCF' 지표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OCF(총영업활동현금흐름)는 EBITDA 규모에 비례해 증가한다. 구체적인 상반기 OCF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EBITDA 수준이라면 한기평이 제시한 레이팅 트리거 충족 역시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실적 발표를 즈음해 '안정적' 아웃룩 개선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무디스가 글로벌 신용등급을 상향하며 밝힌 평정 배경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무디스는 27일 "단기적으로 정제마진과 올레핀 스프레드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수익성은 2013년, 2014년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설비증설 투자 일단락과 추가 자산 매각 노력 등으로 차입금 축소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