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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글로벌 등급 회복 8개월이면 충분했다 재무개선 노력 결실…유가 반등에 수익성 대폭 개선

임정수 기자공개 2015-07-29 10:27:44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국제 신용등급 추가 하락을 막고 오히려 신용등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정철길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신용등급 방어를 위해 재무 개선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국제 유가도 임직원들의 노력에 화답했다. 지난해 4분기 추락했던 국제 유가는 올 들어 반등하면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견조한 수익성이 상당히 오래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차입금 축소에 뼈깍는 노력…1년 6개월새 차입금 1.7조 감축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을 Baa3로 강등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Baa2로 원상 복구시켰다. 불과 8개월여 만에 떨어진 신용등급이 다시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발행사 입장에서 보면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다. 그만큼 정 사장을 비롯한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 최근 1년 여 동안 얼마나 재무구조 개선에 매달려 왔는지를 짐작케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신용등급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잇따른 투자로 차입금이 불어난 상황에서 유가 급락으로 수익성이 추락했다. 무디스는 국제신용등급을 Baa3로 떨어뜨렸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BBB'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달아, 여차하면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기세였다.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할 경우 자금 조달 금리가 오르는 것은 물론 사업에도 제약이 많아지게 된다. 광구나 유전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은 자격 요건에 미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부터 구조조정 전문가인 정 사장을 주축으로 한 임직원들은 뼈를 깍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올 들어 페루 가스 수송 관련 자회사 TgP(Transportadora del Gas de Peru)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울산 넥슬렌 공장 자산도 처분했다. 주요 자산을 매각해 7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 SK루브리컨츠 기업공개(IPO)와 매각 카드를 저울질 하면서 재무개선의 절박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차입금은 2014년 말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2014년 말 11조 원에 달하던 조정전 차입금은 올해 6월 말 현재 9조 3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1년 6개월 만에 차입금을 1조 7000억 원이나 줄인 셈이다.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현금흐름이 늘어난 결과다.

여기에 자산 매각에 힘입어 차입금은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향후 12-18개월간 차입금이 7조 5000억~ 8조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대비 1조~2조 원 가량 추가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 국제유가도 반등…수익성 대폭 개선

올 들어 유가가 반등하면서 정제 마진이 대폭 개선된 것도 재무 개선에 가속도를 붙였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올해 3월 배럴 당 42달러 선까지 추락했다가 2분기 중에 다시 배럴 당 60달러 선을 회복했다.

수급도 SK이노베이션을 도왔다. 수요가 확대되고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정제마진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 4분기 배럴당 6달러 수준이었던 복합정제마진은 올 들어 수직 상승하면서 2월에는 9.7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013년 초에 배럴당 10.53달러를 기록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2분기에도 배럴 당 8달러 수준으로 높게 유지됐다. 손익분기점으로 통하는 배럴당 4~5달러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도 동반 상승하면서 실적 호조를 뒷받침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개선과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이 같은 현금흐름 개선은 동시에 차입금 축소로 이어지면서 재무 개선에 불을 붙였다. 향후 견조한 수익성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추가적인 재무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수익성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2014년 대비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6-12 개월간 정제마진과 올레핀 스프레드가 2015년 상반기의 대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수익성은 2013년과 2014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의 제도적 지원 가능성도 신용등급 상승을 도왔다. 무디스는 국내 안정적인 석유공급을 유지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목표를 고려하면 유사시 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높은 수준의 제도적 지원을 할 것이라며 독자신용도(Baa3) 대비 1등급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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